기사입력 2011.01.25 10:39 / 기사수정 2011.01.25 10:39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조광래 대표팀 감독과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감독이 3개월 만에 재격돌한다.
한국과 일본은 오는 25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통산 73번의 한일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40승 21무 12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두 번의 맞대결을 펼친 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이 1승 1무(2007 승부차기 승 포함)로 앞서 있다.
23일 오전 이란과의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란에 승리한 한국은 51년 만의 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이번 일본전 승리가 절실하다. 2000년대 들어 두 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일본 역시 지난 대회 4위의 아픔을 씻기 위해서는 한국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한편, 이번 4강전에서 맞붙게 된 조광래 감독과 자케로니 감독은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친선전에서는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감독 모두 2010 남아공 월드컵 후, 사령탑에 선임된 만큼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은 다르다. 대회를 거치면서 두 감독의 색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성공 가도, 조광래식 만화 축구
한국은 조광래식 점유율 축구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실상 조광래호는 지난 일본전에서 답답한 점유율 축구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3백을 사용한 수비는 제대로 된 방패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미드필더 역시 유기적인 면이 부족했다. 설상가상 혼다 게이스케의 위협적인 돌파에 수비진이 뚫리면서 아찔한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하지만, 대회를 거치면서 조광래호의 진가가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구자철(제주)이 있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최전방 공격수 지동원(전남)과 최고의 호흡을 보이고 있다. 구자철은 단순히 공을 배급하는 종적인 움직임에서 벗어나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비며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했다. 지동원 역시 폭넓은 움직임으로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 줬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용래(수원)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센추리 클럽 가입을 앞에 둔 박지성은 산소탱크란 별명에 걸맞은 활동량으로 공수양면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적극적인 움직임은 물론이고 활발한 수비 가담으로 중원의 활력소가 됐다. 이번 대회 신데렐라로 꼽히는 이용래 역시 중원에서 쉴 새 없이 상대를 압박하고 있으며, 번뜩이는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있다.
우려를 이겨낸 자케로니의 일본
이탈리아 축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자케로니라는 이름에 익숙할 것이다. 지난 2009/10시즌 치로 페라라에 이어 유벤투스의 사령탑에 오른 그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반 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이탈리아 출신 자케로니는 자국 리그에서 보여준 것이 거의 없다. 게다가 장신의 공격수에 공을 내주고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하는 거에 주력한 나머지 소위 명문으로 불리는 클럽들의 추락을 이끈 인물이다. 적극적인 모습은 좋았지만, 수비 진용 정비에는 실패했다는 평을 받았다. 단적인 예로 자케로니의 유벤투스는 전 시즌 2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아공 월드컵에서 선전한 오카다 다케시를 대신해 자케로니가 일본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되자, 일부 이탈리아인들은 일본의 선택을 조롱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케로니의 일본은 강팀으로 변하고 있다.
애초 자케로니는 3백을 사용하는 감독이었다. 이를 통해 그가 수비보다는 공격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이 일본 대표팀에 녹아들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은 조직력은 좋았지만, 늘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날카로운 창을 보여주고 있다. 1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두 번의 역전승을 거뒀으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5-0 대승을 거뒀다.
선수 개개인의 기술력에 오카다의 끈끈함과 자케로니의 적극성이 더해지면서 일본 축구는 한 차원 진화할 수 있었다.
월드컵 후, 양 팀은 감독 교체를 단행해 새로운 팀으로 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고 있으며 기존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경기가 사실상 결승전에 가까울 만큼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사진= 조광래, 자케로니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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