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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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롯데 '49번' 장두성 "병헌 선배 야구 보며 컸으니까요"

기사입력 2021.08.21 13:00 / 기사수정 2021.08.21 11:54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마산, 김현세 기자) 시범경기 마지막 날이던 지난 3월 30일, 롯데 자이언츠는 군 복무를 마친 지 얼마 안 된 육성선수 한 명을 사직야구장으로 불렀다. "발이 엄청 빠르다고 하더라. 수비에도 장점이 있는 선수다. 코치진의 평가가 좋았다." 8회 말에야 타석에 설 기회를 받았다. 그런데 타석에 서자마자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치더니 2루 베이스까지 노리는 과감함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날 사직야구장에는 처음 간 거였다. 시범경기 마지막 날에 간 거로 기억한다. 당시 육성선수 신분이었다 보니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 주고 오자'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안타를 친 이후에 '누상에서 죽더라도 내 발로써 무언가 보여 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장두성은 지난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선수다. 2차 10라운드 전체 9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장두성은 "입단 이후에는 방출 시기가 오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나는 확실한 장점이 있는 선수니까 기회가 오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보여 주겠다"는 마음이 컸다.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발을 디딘 장두성은 빠른 발과 수비에 재질을 보이며 활용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 달 가까이 1군에 머물며 데뷔 첫 6경기에서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군에서는 3차례 도루 시도 가운데 2번의 성공 경험을 쌓았고, 퓨처스리그에서는 54경기 타율 0.263 OPS(출루율+장타율) 0.682, 12타점 24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부문에서는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장두성은 "전역하기 전까지는 고등학교 때처럼 도루를 많이 하지는 않았다. 올해는 김동한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코치님께서 '죽더라도 뛰라'고 하셨다. 실제 뛸 때에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도와 주시는데 '지금이 도루하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뛰어 보라'며 믿어 주시니까 그 과정에서도 배우는 게 많다"고 말했다.

어렵게 시작한 야구이기에 매 순간 소중하다. 장두성은 "초등학교 3, 4학년 무렵에는 육상을 했다. 당시 80m와 계주를 뛰었다. 그런데 나는 야구가 정말 좋았다. 5학년 때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공부하기를 바라셨던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 그때 나와 늘 함께였던 친구가 축구를 시작한 거다. 친구와 나는 가족간에도 교류가 있었는데, 어느날 친구 아버지께서 '두성이도 운동 신경이 좋으니 야구를 시작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하셨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야구를 워낙 좋아하신다. 그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셨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학창시절에는 민병헌의 야구가 미친 영향도 크다. 올해부터 과거 민병헌이 두산 시절 달던 등번호인 49번을 새긴 장두성은 "병헌 선배님께서 달던 번호를 달았다"며 "선배님은 내가 신인일 때부터 먼저 다가 와 주셨다. 군대에 가 있을 때도 연락하고 지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준비하시는 동안 더욱 가까워졌다. 타격만 아니라 수비 등 여러가지 조언해 주신 덕에 1군 무대를 밟은 거라고 생각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묻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님이다"라며 "처음에는 병헌 선배님을 뵙고 정말 신기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선배님의 야구를 보며 자랐기 때문이다. 직접 말씀드린 적도 있는데 '거짓말하지 마라'며 웃으시더라"라고 말했다.

하위 라운드 지명에도 장점을 부각하며 활용 가치를 입증한 장두성은 선배들의 조언과 노력을 통해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지금 1군에서 나의 역할은 대주자 또는 대수비다. 후반기에는 대주자로 출전해 도루 실패를 한 적이 있다. 아쉬웠다. 하지만 이를 통해 무얼 보완해야 할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퓨처스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쌓으며 부족한 걸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주자는 긴박한 승부처에 출전하는 경우가 잦다. 사소한 실수도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나의 역할이 분명한 만큼 지금 이 시기에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사직야구장 그라운드에 다시 서는 날에는 후회 없이 뛰는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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