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항상 태극마크만 달면 작아지던 황재원(수원)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펄펄 날았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카타르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윤빛가람(경남)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회 연속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25일 일본과 결승행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펼치게 됐다.
이날 조광래 감독은 이란을 맞아 이정수(알 사드)의 중앙 수비 파트너로 곽태휘(교토상가)가 아닌 황재원을 선택했다. 황재원은 곽태휘가 바레인과 인도전에 나서 연달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부진하자 꺼내든 대체 카드였다.
그러나 황재원은 최후방에서 철벽수비를 선보이며 120분의 혈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클럽과 달리 국가대표 경기만 나서면 항상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던 예전과 180도 다른 활약이었다.
특히 황재원은 186cm의 체격에서 비롯된 몸싸움과 제공권 우위를 바탕으로 이란 공격수를 압도함은 물론 정확한 패스를 바탕으로 한국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담당하며 조광래 감독의 '만화축구'를 완성 시켰다.
황재원이 빌드업을 담당하며 스스로 라인을 올리자 한국의 중원은 자연스레 이란의 위험지역까지 전진할 수 있었고 이란의 압박이 강해졌을 시엔 정확한 롱패스로 이란의 압박을 무력화하기도 했다. 또한, 세트피스시엔 공격에 적극 가담해 공중볼을 여러 차례 따내는 등 다재다능한 모습을 발휘했다.
황재원이 공수 양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제 몫을 다함에 따라 조광래 감독은 일본전에 있을 이정수의 경고 누적 결장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이란을 상대로 국가대표 악령을 떨쳐버린 황재원. 가슴에 태극마크만 달면 리그의 완벽한 모습을 잃어버리던 그 황재원은 조광래호에 더 이상 없었다.
[황재원 (C) 엑스포츠뉴스 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