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지난해까지 임찬규(29, LG 트윈스)는 평균 130km/h 후반대의 직구를 던졌다. 데뷔 시즌에만 해도 150km/h에 가까운 공을 던졌던 임찬규는 이후 보직 가리지 않고 구멍난 마운드를 메우다 팔꿈치 인대접한수술을 받았고, 그 뒤에는 예전 같은 강속구를 던지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6월 22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는 스스로도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났다. 올 시즌 첫 2경기에서 2패를 떠안고 2군으로 내려갔다가 2개월여 만에 1군에 복귀한 임찬규는 이날 7이닝 동안 안타를 단 2개만 허용하며 SSG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았는데, 이전보다 확연히 빨라진 직구를 앞세웠다. 이날 임찬규의 직구는 최고 146km/h를 기록했다. 커터도 예리하게 휘었다.
지난 5월 19일 부친상을 당한 임찬규는 빨라진 직구와 날카로워진 커터를 '아버지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이날부터 선물을 품고 뛴 임찬규는 지난달 1일 잠실 KT 위즈전에서도 최고 147km/h 직구를 꽂았다. 이날 자신의 실책이 껴 있었음에도 투구 수 85구로 6이닝을 책임진 임찬규는 3자책(6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지만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당시 우천 영향과 로테이션 변경으로 등판날이 몇 차례 밀렸음에도 고무적인 투구 내용을 보였다는 평가다.
임찬규는 자신의 후반기 첫 선발 등판이었던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호투했다. 이날 최고 147km/h의 직구(36)와 체인지업(15), 커브(11), 커터(10), 슬라이더(6)를 배합한 임찬규는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8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 완봉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음에도 맞불을 놓을 만큼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임찬규는 투구 수 78구로 6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볼넷은 단 1개만 허용했다.
이날 LG가 영봉패를 당하며 임찬규는 또 한 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임찬규의 투구가 후반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희망적인 요소가 될 거라고 봤다. 류 감독은 "외국인 투수와 국내 선발까지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돌아가야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했는데 "그런 점에서 임찬규 선수의 투구는 여러가지로 긍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후반기에도 그런 모습을 꾸준하게 이어가 준다면 팀에도 큰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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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