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4년 만의 재결합은 새드 엔딩을 맞이했다.
시카고 컵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우완 투수 아리에타를 웨이버 공시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아리에타는 컵스와 연이 깊다. 가장 화려한 시절을 함께 했던 팀이다. 2013년 처음 컵스 유니폼을 입은 아리에타는 이듬해 10승을 달성했고 2015년 22승 6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전성기를 구가한 아리에타는 2016년에도 18승을 수확했고 팀을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게다가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은 아리에타는 201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3년 7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컵스를 떠났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에서 구속 하락 등 뚜렷한 노쇠화를 이겨 내지 못했고 3시즌 동안 64경기 22승 23패 평균자책점 4.36에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아리에타는 4년 만에 친정팀 컵스로 복귀했다. 선발 보강이 필요했던 컵스는 쇼케이스에서 FA 아리에타의 구위를 확인했고 1년 6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아리에타는 끝내 재기에 실패했다. 20경기에 등판해 5승 11패 86⅓이닝 74탈삼진 평균자책점 6.88로 팀의 기대에 못 미쳤다. 컵스는 아리에타가 7월(ERA 14.29)과 8월(ERA 13.50)에도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자, 결국 작별을 고했다.
컵스는 지난 트레이드 시장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서니 리조, 하비에르 바에즈, 크레이그 킴브렐, 작 피더슨, 라이언 테페라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처분하고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부진이 결정적인 방출의 이유였지만, 팀의 기조를 고려해봐도 아리에타와 컵스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리에타는 자신이 가장 돋보였던 컵스 유니폼을 입고도 부활에 실패했다. 그들의 재결합은 비극으로 끝을 맺었다.
사진=AP/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