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배드민턴이 세계적인 일본 선수들의 발목을 붙잡으며 한일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남녀 가리지 않고 대단한 경기 결과를 보여줬다.
28일엔 남자 단식에서 대이변이 발생했다. 대한민국의 허광희(삼성생명)는 일본 무사시노노모리 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 A조 예선 라운드 2경기 켄토 모모타(일본)와의 경기에서 게임 스코어 2-0(21-15, 21-19)으로 이겼다.
상당한 파란이다. 모모타는 현재 세계랭킹 1위다. 지난 6월 16일 당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발표한 랭킹에서 모모타는 1위로 시드배정을 받은 14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반면 허광희는 새계량킹 31위로 올림픽 진출 선수 중 15위에 올라 안타깝게 시드 배정을 받지 못했다. 현재 랭킹은 오히려 떨어진 38위다.
모모타는 남자 단식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고 이번 올림픽 개막식 당시 오륜기를 들고 입장한 기수 중 한 명이었다. 일본 내에서도 엄청난 관심을 받았고 허광희 역시 세계랭킹 1위를 상대하는 압박감이 있었다.
하지만 허광희는 오히려 강력한 스매싱으로 모모타를 몰아붙이며 두 세트를 내리 따내 2연승에 성공해 조 1위만 진출 가능한 8강에 진출했다. 모모타는 1승 1패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A조와 P조의 경우 16강에서 부전승으로 곧바로 8강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모모타에게 유리한 대진표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그 자리에 허광희가 올라간 것이다.
경기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허광희는 도전자의 입장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승리에 "저는 도전자 입장에서 뒤었다. 그 선수와 비교해 저는 잃을 게 없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는데 잘 됐다"고 말했다.
전날 허광희의 이변에 여자 복식에서도 이변으로 화답했다. 29일 열린 배드민턴 여자 복식 8강전 김소영-공희용 조와 마유 마츠모토-와카나 나가하라 조(일본)의 경기에서 김소영-공희용 조가 게임 스코어 2-1(21-14, 14-21, 28-26)로 이기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소영-공희용 조 역시 시드 배정을 받은 마츠모토-나가하라 조를 꺾었다. 마츠모토-나가하라 조는 지난 6월 시드 배정 당시 세계랭킹 3위로 시드를 배정받았고 김소영-공혜영 조는 세계랭킹 5위로 시드를 받지 못했다. 현재 랭킹은 마츠모토-나가하라 조가 2위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양 조가 각각 한 게임을 가져간 뒤 마지막 3게임에서 마츠모토-나가하라 조가 먼저 20점에 도달했지만, 김소영-공희용 조가 두 점 뒤졌던 상황에서 듀스를 만들었다. 끝까지 따라간 김소영-공희용 조 조는 25-26으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범실로 동점을 만든 뒤 스매싱과 상대 범실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두 선수는 상대 범실이 나온 순간 쓰러지며 감격했다.
특히 한일전에서 그것도 유력한 메달 후보들을 대한민국 선수들이 격침했다는 점에서 통쾌함이 배가 됐다. 아직 경기들이 남아있지만, 한국 배드민턴 선수들의 메달 도전도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