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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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녀였네” 기억조작이란 이런 것…오마이걸 ‘핑크 오션’ [진진봐라]

기사입력 2021.06.13 12:10 / 기사수정 2021.06.11 18:08



[진진봐라]는 진짜 진짜 꼭 (들어) 봤으면 좋겠는 세상의 모든 것을 추천하는 ‘개인의 취향’ 100% 반영 코너입니다. 핫한 가수들의 앨범 혹은 숨겨진 명곡, 추억의 노래부터 국내외 드라마, 예능, 웹 콘텐츠 등 한때 누군가의 마음 한 편을 두드린 선물 같은 콘텐츠가 지닌 특별한 ‘무언가’를 따라가 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누군가 “소녀감성이 뭔가요?” 묻는다면 방앗간 가던 참새도 돌아와 한 마디 얹을 바로 그 앨범. 오마이걸의 ‘핑크 오션’을 듣는 동안만큼은 모두가 두근거리는 풋풋한 첫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 

그룹 오마이걸의 ‘핑크 오션(PINK OCEAN)’은 지난 2016년 3월 발매된 세 번째 미니앨범이다. ‘소녀감성’이란 무엇일까. 정답 없는 그 감성에 정의를 내리기도 전, 내재돼있는 줄도 몰랐던 소녀감성을 찾아내는 기적을 맛보게 할 앨범이다. 기억을 탈탈 털어 봐도 찾을 수 없는 없는 학창시절 풋풋한 첫사랑과의 추억을 멋대로 소환해내는 역대급 기억조작 앨범을 한 곡씩 살펴봤다.

먼저 1번 트랙에 배치된 타이틀곡 ‘라이어 라이어(LIAR LIAR)’는 사랑에 빠진 소녀의 복잡 미묘한 마음을 핑크빛 바다 위의 고래에 비유,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머릿속에 어질러진 섬들을 맞춰도 / 모르겠어 그 사람도 날 사랑할까’, ‘밤새 난 이불을 뒤척뒤척 / 상상의 바다를 첨벙첨벙’ 등 상대방의 마음을 짐작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해 뒤척인다는데 간지러운 감성이 피어오르지 않고는 못 배기지 않을까. 상큼한데 청량한 꽉 찬 사운드에 시원시원한 승희의 고음과 쫄깃한 미미의 래핑은 듣는 재미를 더한다. 




2번 트랙 ‘B612’는 소설 ‘어린왕자’에서 모티프를 얻은 곡으로, 왕자가 살던 행성 B612 장미의 시선에서 노래가 전개된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의 미디엄 템포곡이지만, 간지럽게 심장을 파고드는 부드러운 멤버들의 보컬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너의 눈에 비치던 / 나를 봤어 계속 / 그 안에 살고 싶어’, ‘조심스런 나의 맘과 / 뾰족한 가시까지 사랑해줘’ 등 부끄러워하는 듯하면서도 묵직한 한 방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가사도 인상적이다.

학교에서 사랑을 찾아다니는 소녀의 이야기를 풀어낸 R&B 팝 곡 ‘아이 파운드 러브(I FOUND LOVE)’는 세 번째 트랙에 배치됐다. 매력적인 드럼 리듬으로 심장을 쿵쿵 뛰게 하더니, ‘날 좋아하는 네 마음’을 찾고 말겠다며 숨바꼭질에 비유한 표현들은 또 한 번 ‘심쿵’을 부른다. 연인이 된다면 하고픈 게 많은데, 연인이 아니라 속상한 이 소녀는 물음표만 가득해도, 마음을 알려주지 않아도 찾아내보겠다며 귀엽게 자신한다. 내가 예쁘다 했던 옷을 입고, 내가 가까워지면 긴장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단서를 찾느라 바쁜 소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노래는 순식간에 끝이 난다.

네 번째 트랙 ‘노크 노크(KNOCK KNOCK)’는 앞선 노래들 보단 리드미컬한 수록곡으로, 아름답게 포장하기보단 직설적인 가사로 재밌게 풀어냈다. ‘걔가 어떤 앤 줄 아니 / 정말 이상해 / 내가 잠시 없는 사이 / 널 훔쳐갔어’ 등 새 친구가 생긴 친구에게 질투를 하는 내용의 귀여운 가사와 오마이걸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보컬이 곡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 후보에 오를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한 발짝 두 발짝’은 마지막 트랙을 장식해 ‘핑크오션’ 앨범을 더욱 빛낸다. 왠지 성스럽기까지 한 화음으로 만든 도입부를 지나면 몽환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의 후렴이 귀를 반긴다. 이미 웹 예능 ‘문명특급’에서 언급된 바 있는 ‘네가 한 발짝 두 발짝 / 멀어지면 난 / 세 발짝 다가갈게 / 우리의 거리가 / 더 이상 멀어지지 않게’, ‘네가 한 발짝 두 발짝 / 다가오면 난 / 그대로 서있을게 / 우리의 사랑이 빠르게 느껴지지 않게’라는 가사는 아련한 곡의 분위기를 배로 살린다. 

미화가 아닌 조작 수준으로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한 소녀의 기억을 심어주는 ‘핑크오션’은 앨범을 듣는 동안만큼은 누구에게라도 말랑말랑한 심장을 선물한다. 꾸준히 성장해 이미 많은 명곡이 있지만, 오마이걸만의 풋풋한 감성이 담긴 ‘핑크오션’도 귀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

jinhyej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PINK OCEAN’ 앨범 커버, WM엔터테인먼트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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