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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에 도전장 던진 아사다, 최후의 종결자는?

기사입력 2010.12.27 08:52 / 기사수정 2010.12.27 08:5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전일본선수권 4연패를 달성한 아사다 마오(20, 일본 츄코대)가 다시 기사 회생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와 조애니 로셰트(24, 캐나다) 등이 없었던 무대는 '춘추전국시대'였다.

이 상황에서 펼쳐진 그랑프리 시리즈의 최종 우승자는 파이널 1위에 오른 알리사 시즈니(23, 미국)였다. 파이널 대회까지 포함해 총 7차례 걸쳐서 열리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아사다 마오는 하위권에 쳐져 있었다.

아사다에게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지막 비상구'인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2위에 올랐다. 이 대회 4연패를 차지하던 아사다는 1위 자리를 안도 미키(23, 일본)에게 내주고 말았다.

모든 요소를 무리 없이 소화한 안도 미키는 202.34점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일본 챔피언'에 등극한 안도 미키는 무려 6년 만에 이 대회정상에 등극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내셔널 대회'의 기록은 국제 공인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자국의 심판들에게 점수를 받는다는 점은 여러모로 객관성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북미와 유럽 등지의 내셔널 대회는 국제대회와 비교해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전일본선수권은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에게 200점이 넘는 점수를 준 사례가 있었다. 조애니 로셰트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열린 자국대회에서 208.23점을 받은 경험이 있다.

지난 2009-2010 시즌에 출전한 아사다 마오는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부진을 보이며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전일본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극적으로 올림픽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참고로 아사다가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가장 성적이 좋았던 시즌은 2007-2008 시즌이다. 아사다는 6개 대회에 출전해 그랑프리 파이널(우승 김연아)을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 시즌에 고관절 부상으로 4대륙선수권 대회에 불참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부상 투혼을 펼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가 큰 부상 없이 본격적으로 시즌을 시작한 2008-2009 시즌부터 상황은 달라진다. 이 시즌에 아사다는 7개 대회에 출전해 3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009-2010 시즌에는 6개 대회에 출전해 3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시즌동안 아사다가 우승한 6개 대회 중, 5개 대회가 열렸던 장소는 공교롭게도 일본과 한국이었다. 아사다는 전일본선수권대회 2번과 NHK트로피, 그리고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와 2010 전주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나머지 한 개 대회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0 세계선수권대회였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와 중국, 그리고 일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메인 훈련지를 캐나다에 두고 있던 김연아는 현지를 기준으로 철저하게 움직였다.

반면, 자국인 일본이 주 무대인 아사다는 북미와 유럽 등지에 가면 크게 고전했다.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에도 아사다는 경기를 앞둔 상태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도착해 일본에서 유지한 감각과 컨디션을 그대로 가져갔다.

플러츠(플립에 가까운 잘못된 러츠)와 트리플 악셀의 회전수 부족, 그리고 도약하기 전 발목을 먼저 돌리는 단점을 지닌 아사다는 이러한 문제점을 교정하기 위한 시도를 비 시즌동안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훈련은 특별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즌 초반, 점프의 감각을 찾지 못한 아사다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자신이 예전에 뛰던 점프를 다시 반복하면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올 시즌도 이러한 경향은 그대로 나타났다. 아사다는 '점프의 질'보다는 '성공률'에 초점을 맞춰 승부를 걸었다. 아사다는 이번 대회에서도 트리플 악셀에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고 트리플 러츠는 '롱에지'(e로 표시 잘못된 스케이트 에지로 하는 점프) 판정을 받았다.

트리플 플립에 이은 더블 룹 점프는 인정을 받았고 트리플 살코는 더블로 처리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성공률이 좋았던 트리플 룹은 0.84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그랑프리 시리즈와 비교해 점프의 컨시는 좋아졌지만 고질적인 점프의 문제점은 여전히 노출하고 있었다.



반면, 안도 미키는 프리스케이팅 프로토콜에서 다운그레이드와 롱에지가 하나도 없었다. 트리플 러츠 + 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1.40의 가산점을 챙겼고 트리플 룹과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모두 인정을 받았다.

3번의 스핀도 모두 레벨 4를 받아 137.58점을 받았다. 이번 달 초에 열렸던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했던 안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무너지면서 최종 순위 5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러한 아쉬움을 안도는 전일본선수권 우승으로 만회했다.

물론, 국제대회처럼 엄격한 기준에서 심사가 치러지지 않는 내셔널대회 점수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가 2011년 3월에 열리는 도쿄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김연아에게 도전장을 던졌다는 점이다.

올 시즌 나타난 여자 싱글 선수들의 기량과 점수를 보면 여전히 김연아가 독보적인 스케이터란 점이 눈에 들어온다. 올 시즌, 트리플 러츠와 플립을 앞세운 고난도 3+3 콤비네이션 점프는 여자 싱글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안도 미키는 올 시즌 2번의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기복 없이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해 프로그램 기술 구성은 발전하지 않았다. 또한, 아사다는 전일본선수권에서 극적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확보했지만 시니어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연아는 새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세계선수권 삼매경'에 빠져있다. 하루에 세 번에 걸쳐 45분에 걸쳐서 진행되는 훈련 세션을 수행하고 있는 김연아는 2~3시간에 걸쳐 재활훈련과 마무리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데이비드 윌슨이 안무를 담당한 쇼트프로그램인 '지젤'과 롱프로그램인 '오마쥬 투 코리아'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연아는 내년 3월, 1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아이스쇼로 경기 감각을 유지했지만 1년에 걸친 실전경기 공백이 김연가 극복해야 될 과제다. 그리고 경기가 열리는 장소는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무라카미 카나코 등의 홈 무대인 일본이다.

일본의 두터운 선수층을 모두 이기고 지금까지 정상에 군림해온 김연아가 어떤 기량을 보여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주니어 시절부터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대결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올림픽처럼 자신이 준비한 것만 실전 경기에서 그대로 발휘한다면 김연아가 다시 한 번 '최종 종결자'에 등극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사진 = 김연아,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C) 엑스포츠뉴스DB, 올댓스포츠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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