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개리 네빌은 오히려 맨유 팬들의 편에 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일(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리버풀과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를 연기했다.
수천 명에 달하는 맨유 팬들이 경기 시작 전에 올드 트래포드로 집결해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는 격화됐고 결국 올드 트래포드 안으로 시위대가 진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구장의 기물을 파손하고 현장에서 중계를 준비 중이던 스카이스포츠 측에 홍염을 던지는 등 난폭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위대의 주요 내용은 슈퍼리그 참가를 독단적으로 주도해 팬들로부터 축구를 빼앗아가려 한 글레이저 가문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시위대는 분데스리가에서 시행 중인 '50+1' 모델의 도입을 주장하며 팬들의 목소리가 구단 운영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했다.
올드 트래포드 현장에서 시위대를 지켜본 맨유 레전드 개리 네빌은 글레이저 구단주를 비판하며 시위대의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우리는 8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을 보지 못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현재 구단 재정에 어려움과 직면했다. 그들이 지금 구단 매각에 나선다면 아주 좋은 타이밍이다. 그것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엘 글레이저는 팬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맨유 팬들에게 신뢰를 얻은 적이 없다. 팬들이 화가 난 걸 이해한다. 이런 시위는 예상했다. 우리는 팬들이 경기장을 습격하는 것 자체는 용납할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본 팬들은 (경기장을) 습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빌은 또 "구단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뒤에서 글레이저가 지난 2주 전에 한 짓(슈퍼리그 참가)는 최악이었다. 최고의 구단을 이끄는 최고의 구단주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글레이저는 소통의 미학을 잃었다. 당신들은 팬들과 함께해야 한다. 로이 킨도 팬들과 소통했고 알렉스 퍼거슨 경도 팬들과 소통했다. 팬들은 구단주에 대해 만족하지 않아도 그들 때문에 모든 걸 용인했다. 퍼거슨 감독이 떠난 뒤, 그 균형은 무너졌고 슈퍼리그 참가가 정점을 찍었다"라고 말했다.
네빌은 공식적으로 경기가 연기된 후에도 "현실은 2주 전에 일어난 슈퍼리그가 맨유 팬들을 다시 불붙게 만든 것이다. 지난 15년 전, 아주 많은 팬이 화가 났고 내가 얘기한 모든 사람이 보름 전 일어난 사건에 대해 역겨워했다. 맨유는 리버풀과 함께 슈퍼리그를 주도했고 그들은 이 나라에서 가장 큰 구단들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이들을 시위대로 지키려 했으면 엄청난 경호 수위를 보여야 했다. 리버풀 선수단과 코치진도 날아오는 물건에 맞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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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