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기적' 배우들이 봉화 사투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26일 유튜브를 통해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 이장훈 감독이 참석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박정민이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는 것이 유일한 꿈인 준경 역을, 이성민이 무뚝뚝한 아버지이자 원칙주의 기관사 태윤 역을, 임윤아가 준경의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자칭 뮤즈이자 친구 라희 역을, 이수경이 준경에게 친구 같은 든든한 지원군 누나 보경 역을 맡았다.
'기적'은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간이역인 양원역을 소재로 한다. 양원역은 80년대 마을 사람들이 직접 건물을 세워 만든 역으로 우리나라 최초 민자 역사로 기록됐다.
실제 고향이 봉화군이라는 이성민은 "많은 대본을 읽어봤지만 이건 제가 꼭 해야 할 것 같은 사명감과 의무가 있었다. 제 고향 이야기고 제가 알고 있는 곳이 배경이었다. 마치 제가 주인공처럼 통학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시나리오를 보면서 제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그곳의 공간들이 대입이 됐다. 이 영화는 무조건 해야겠다. 감독이 내 고향을 알고 보냈구나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장훈 감독은 "이렇게 말하면 생각이 없을 것 같긴 한데 정말 모르고 보냈다. 이 캐릭터를 가장 잘해주실 분이라고 생각해서 보내드렸는데 나중에 (고향이라는 말을) 듣고 '운명이다, 기적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고 고백했다. 이 자리에서 비하인드를 처음 알게 된 이성민은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했다. (모르고 보낸 것이) 정말 기적이다"고 놀라워했다.
한편 박정민은 "봉화, 영주, 안동 사투리를 귀 기울여 들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부산 대구 사투리랑 다르고, 오히려 강원도 쪽 사투리 느낌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컸다. 여러 가지 자료도 찾아보고, 안동 사투리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 분을 만나 검수도 받았다. 또 영주에 있는 문화원 계신 분들이 대본 검수를 해주셨다. (이성민) 선배님은 그쪽 출신이라 연습이 필요 없었지만 저희는 자료들을 공유하면서 열심히 노력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임윤아는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영주 분이시다. 대본에 영주역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친근한 느낌으로 읽었다. 또 어릴 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통해서 들었던 터라 사투리가 익숙했던 것 같다. 잘 몰랐는데 선배님이 억양과 말투에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시더라. 이 자리를 빌려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에 이성민은 "그 지역 출신 입장에서 윤아 씨의 사투리는 모태 사투리였다. 저희 지역 말이 평소 관객분들이 굉장히 접하기 힘든 사투리다. 억양이나 쓰는 단어가 달라서 경상도 말인듯 강원도 말인 듯 접하기 힘들다. 배우들이 그것 때문에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중 월등했던 건 윤아 씨였다. 역시 평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들었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투리에 얽힌 에피소드들도 털어놨다. 이성민은 "마을 주민으로 출연한 배우들을 경상도 출신 위주로 뽑았는데 애드리브가 필요할 때도 아무도 말을 못 했다. 다들 '아이고' 정도가 전부였다. 특히 경상도 출신 배우가 어떤 말을 하면 사투리 지도해 주는 친구가 어김없이 디렉션에 들어갔다. 그러면 이후로 다들 말이 없어지는 거다. 그 정도로 어려운 사투리였다. 굉장히 애를 많이 썼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기적'은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