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박정자가 윤석화 연출과 ‘해롤드와 모드(19 그리고 80)를 함께하는 소감을 밝혔다.
윤석화 연출은 22일 서울 중구 페이지 명동에서 진행된 연극 ‘해롤드와 모드(19 그리고 80)’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이 7번째여서 박정자 선생님에게 어떤 디렉션을 드린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무의미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윤 연출은 "다만 선생님에게 연출로서 바라는 것이 한가지 있다. 내가 처음 선생님과 이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60대여서 오늘의 내 나이보다 어렸다. 여섯 번의 공연을 다 봤는데 반추를 해보니 첫 무대의 모드가 내 느낌에는 가장 밝고 사랑스러웠다. 무대가 미니멀해 배우들의 연기가 오롯이 보일 수 있다. 행간 행간이 '시'가 되기를 바란다. 선생님이 가장 처음 한 첫사랑으로 회귀하길 바라며 연습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자라는 배우가 어떤 배우냐. 경험과 깊이는 따라갈 수 없다. 선생님은 2003년 그때의 모드로 많이 돌아가 있더라. 80세의 박정자라는 배우의 맑은 모습을 볼 수 있다. 19세 해롤드 역을 맡은 두 친구가 작품, 모드를 통해 구원을 받듯 작품 밖에서는 대선배, 선생님을 통해 배우로서 엄청난 맑음의 자리로 돌아가 오랜기간 좋은 배우로 자라나길 바라면서 감사하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라고 했다.
박정자는 윤석화 연출에 대해 "우리 둘 사이가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내가 전생에 윤석화와 어떤 인연일까 생각한다. 너무 똑같은데 너무 다르다. 그게 장점이다. 너무 똑같으면 발전이 없다. 너무 똑같은데 너무 달라서 편해보이지만 긴장감이 감돈다"라며 웃어 보였다.
윤석화가 연출하는 연극 ‘해롤드와 모드(19 그리고 80)’는 자살을 꿈꾸는 19세 소년 해롤드가 유쾌한 80세 노인 모드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과 두 사람 사이의 우정, 사랑을 다룬 블랙 코미디이자 컬트 연극이다.
박정자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유쾌한 할머니 모드 역을 맡았다. 죽음을 꿈꾸는 19세 소년 해롤드 역에는 임준혁, 오승훈이 캐스팅됐다. 홍지영, 오세준, 최명경, 이경미도 함께한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를 사랑을 통해 역설한다. 콜린 히긴스 작가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동명 영화(1971)로 먼저 알려졌고 1973년 히긴스에 의해 연극으로 탄생됐다.
한국에서는 1987년 김혜자, 김주승 주연으로 초연했다. 한국 연극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배우 박정자는 작품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박정자의 연극 ‘해롤드와 모드(19그리고 80)’는 2003년부터 18년간 5번의 연극 (2003, 2004, 2006, 2012, 2015)과 1번의 뮤지컬(2008)로 관객과 만났다. 해롤드 역할에 김영민, 이종혁, 강하늘 등을 배출했다.
5월 1일부터 23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신시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