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와 현대무용 그룹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뭉쳤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2일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참여한 뮤직비디오 '후쿠시마 오염수 (feat. 그린피스)'를 공개했다. 두 그룹은 뮤직비디오에서 흥겨운 노래와 감각적인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며 전 세계 시민에게 오염수 방류 저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러 나섰다.
뮤직비디오의 주제곡은 이날치 1집 앨범 ‘수궁가’의 수록곡인 ‘의사줌치’를 기반으로 편곡됐다. 수궁가는 ‘토끼전' 혹은 ‘별주부전'이라 불리는 한국 전통 판소리계 소설로, 의사줌치는 여기에 등장하는 독수리와 토끼의 대화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다. 이번 작업에서 이날치는 이 내용을 개사해, 토끼가 용왕에게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막아달라는 호소를 담았다.
뮤직비디오에는 노래 가사에 따라 폭풍, 파도, 해변 배경이 순차적으로 프로젝션 맵핑을 도입한 그래픽으로 연출돼 몰입감을 조성했다. 프로젝션 맵핑을 담당한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작가는 “번개가 치고 파도가 몰아치는 역동적인 무대를 통해 바다가 분노한 것을 시각화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방호복을 입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독창적인 안무가 펼쳐진다. 마무리에 등장하는 해변을 배경으로 수영복을 입고 자유롭게 춤추는 무용수들의 퍼포먼스는 방사성 오염수에 대한 불안이 없는 깨끗한 바다, 미래에 대한 염원을 나타낸다.
올해(3월 11일)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0주년이 된 해다. 그린피스는 이 날을 앞두고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 강행을 저지하는 차원에서 두 팀과의 협업을 기획했다. 판소리가 접목된 독특한 댄스뮤직과 현대무용의 ‘색다른 컬래버레이션’으로 유명한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는 그린피스의 오염수 방류 반대 캠페인에 공감해 뮤직비디오 작업에 동참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그린피스는 2019년 1월 후쿠시마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과 처리 기술의 허점을 알린 보고서 발표를 시작으로, 일본 정부의 왜곡된 주장을 과학적인 근거로 반박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이번 뮤직비디오는 보고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흥미로운 문화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 시민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아내자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취지에서 제작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날치는 “우리 노래 ‘범 내려 온다’를 사랑해주신 만큼 이번 뮤직비디오와 앞으로 진행될 그린피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캠페인 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보람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감독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는 캠페인 메시지를 퍼포먼스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지만, 재미있고 뜻깊은 작업이었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기를 맞아 뮤직비디오가 많은 시민에게 방사성 오염수 방류의 진실과 그 위험성을 알림으로써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을 막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뮤직비디오 제작에는 유명 영상 전문가들도 힘을 보탰다. 샤이니 종현, NCT 등 뮤직비디오와 다수의 광고를 연출한 심형준 감독이 총괄 연출을 맡았고, 방탄소년단(BTS) 협업 전시로 유명한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작가가 캠페인 메시지를 상징화한 프로젝션 맵핑을 진행했다.
심형준 감독은 "그동안 시민들이 뉴스 보도로 자주 접한 후쿠시마 오염수 내용이 아닌 더 대중적인 콘텐츠로 접점을 마련하고 싶었다. 이번 뮤직비디오를 감각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이유다. 이를 통해 많은 시민이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에 관해 관심을 더 가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공연 프로덕션 전문가 재키 킴 감독이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고, 마이클 킴 감독, 양병진 감독은 각각 촬영과 조명을 담당했다. 최경운 팀레이저 감독과 가수 윤종신의 ‘좋니’ 작곡가인 포스티노는 각각 레이저 효과 연출 및 색 보정 작업에 참여했다.
한편, 이날치는 최근 싱글 ‘여보나리’를 발매하고 방송 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중장기 창작지원을 통해 제작한 아트투어 프로젝트의 영상 결과물을 이번 달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jupiter@xportsnews.com / 사진=그린피스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