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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수후, “제주살이 매우 만족, 밀린 음악 작업하고파” [인터뷰]

기사입력 2021.03.07 20:49



지난 2월 28일 싱어송라이터 수후는 신곡 ‘이야기’를 발매했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하기 전,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저는 2년 가까이 회사 생활과 작업을 병행하며 바쁘게 지냈답니다. 최근에 퇴사 후 꿈꾸던 제주 한 달 살기를 하는 중이라 행복지수가 매우 높아져 있어요!”라고 근황에 대해 전했다.

제주 한 달 살이와 여행은 어떻게 다를까. 이에 대해 그는 “제주여행은 자주 왔었지만 이렇게 길게 머무는 건 처음인데요, 짧은 여행과는 다르게 약간 생활의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할까요? 해야 하는 집안일이 엄청 많더라고요! 밥을 지어먹기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요”라고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후 그는 “느긋하게 걸어서 바닷가를 걷기도 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볼 수도 있고, 제주 생활을 꿈꾸던 저에게는 좋은 것들뿐이네요”라며 제주살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주살이에 만족감을 표한 수후. 이에 그곳에서 ‘아, 이건 노래로 만들어야겠다’하는 순간이 있었는지 질문해봤다.



이에 그는 “실제로 정말 많은 순간들이 아름다웠어요. 처음 제주를 내려온 날 내리던 비와 설렘, 숙소에서 하루 자고 난 후 나른한 순간들, 보석 같은 바다와 햇빛들 등 수많은 순간들이 영감이 됐고, 실제로 제주의 '돌'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라고 답했다.

이러한 삶의 여러 순간들이 ‘이야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됐을까.

그는 “확실히 저는 계절이나, 자연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이야기’는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시점에 떠올린 곡이에요. 보통 수능날 가장 춥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날이 수능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라며 수능날에 대해 회상했다.

이어서 수후는 “너무너무 추운 날. 늦은 퇴근 후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주욱 타고 올라오는데 날씨가 굉장히 추웠어요. ‘와 춥다! 그런데 공기가 너무 맑고 시원하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 가려는데 건너편에 어둑어둑한 숲길이 보이는 거예요. 유난히 사람이 적은 지하철역이거든요”라며 당시에 대해 떠올렸다.


이후 그는 “그쪽으로 천천히 걸으면서 하늘을 보니 정말 환한 반달이 보였어요. 달무리가 밝게 빛나고 있던 그 순간, 하얀 달무리가 쏟아져 내리는 빛처럼 보이고 그 빛에서 누군가 내려오는 이야기가 떠올랐어요.(저는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인 같은 존재가 떠올랐답니다.ㅎㅎ) ‘이야기’는 어떤 그림책 속의 동화 같은 장면을 떠올려도 좋고, 그리운 누군가를 생각하며 들어도 좋은 곡이에요. 개인적으론 밤길을 산책하면서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어떨 때 이 노래를 들으면 좋을지 설명했다.

그다음 질문은 음악 작업을 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일.



수후는 “‘이야기’를 처음 떠올린 순간이요. 어떤 냄새들은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야기’를 들으면 처음 곡을 떠올렸던 순간의 풍경이 액자처럼 떠올라요. 작업을 하면서도 내내 그런 분위기를 담으려고 많이 노력했거든요. 어쿠스틱한 소리들과 짙은 색 나무들, 조용하고 따뜻한 느낌도 있고요. 검은 밤하늘에 빛나는 달과 별도 떠오르네요”라고 전했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직업 특성상, 음악 작업을 하면서 생기는 음악적,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를 그는 어떻게 극복할까.

수후는 “예전에는 문제나 고민이 생기면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고 했었거든요. 억지로라도. 사실 음악은 정답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관적인 분야라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볼 때 뭔가 멋지고 그럴싸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라며 과거에 대해 회상했다.

이어서 그는 “요즘은 그런 것들을 많이 줄여나가려고 노력해요. 당장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기보단 잠시 멈춰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거나 충동적인 일을 벌이기도 해요. 제주 한 달 살기도 그중에 하나였어요. 잠시 고민에서 멀어져 있다가 다시 돌아가면 고민이 작아져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마음이 리셋된다고 할까요? 고민이었던 일이 다시 보니 고민이 아닌 경우도 있고요. 여유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죠”라며 마음의 여유에 대해 강조했다.



이후 이어진 질문은 이번 앨범 커버에 대한 질문. 이 질문에 그는 “처음부터 일러스트만을 생각하고 작업에 돌입했어요. 부드러운 분위기의 삽화이면서 너무 귀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언뜻 노래가 동화스럽고 편안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그런 분위기를 잘 유지할 수 있는 앨범 아트를 원했고, 개인적으로 팬이었던 남수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어요”라고 전했다.

이어서 “남수 작가님의 작업들에서 볼 수 있는 인물 표현법이나, 인물의 시선들이 드라마틱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의견들을 주고받은 후 작업이 이루어졌고, 제가 생각했던 분위기들이 잘 드러나서 너무 만족스러워요”라며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다음 질문은 이번 곡을 편곡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

수후는 “여러 악기들의 조화로움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특히 목관악기들의 멜로디 라인을 만들 때가 생각나는데요. 악기 특유의 따뜻한 소리가 음악을 감싸주는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엉기듯 자유롭게 흐르는 연주로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결과적으로 곡의 지루함을 덜어내면서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간의 기타 솔로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기타 음색으로 곡의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제주살이를 했던 그. ‘제주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 추천 음반, 음악’에 대해 말을 꺼내자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는 강아솔님의 'Dear'이에요. 원래도 좋아하는 곡이지만 이번에 제주에서 우연히 카페에서 다시 듣게 되었고 지금 제주의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어서 “또 날씨에 영향을 받아버린 저는 겨울날에 어울리는 피아노곡들을 많이 들으며 지냈습니다. 이사라, 재주소년의 '일 년(A Year)(원제_두 번째 룰)도 많이 들었어요. 추천음악은 박지윤의 '겨울이 온다' 추천 앨범은 자기 전에 많이 들었던 빌 에반스(Bill Evans)의 'Bill Evans : Mellow Session'을 추천할게요. 모든 곡들이 다 좋았어요”라고 소개했다.

음악 외에 감명 받았던 책이나 영화는 뭐가 있을까.



그는 “이번에 제주에서 읽은 모든 책이 좋았는데요. 사실 계획 중에 책 1권 읽기가 있었는데 4권을 추가로 구매했고 총 5권의 책을 뚝딱 읽었어요. 워낙 좋은 서점도 많은 곳이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조금씩 구매해서 즐겁게 읽었어요”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강이슬 '안 느끼한 산문집', 유주얼 '자기만의 공간', 신미경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요죠 '아무튼, 떡볶이'를 읽었고 이슬아 '부지런한 사랑'을 읽기 직전입니다. 전부 너무 재밌게 읽었고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영화로는 한국 영화인 '시월애'를 추천합니다. 주연들의 분위기가 매우 좋고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멜로 영화 특유의 감성이 있어서 볼 때마다 아무런 사연 없는 저도 함께 아련해지거든요. 시월애의 OST도 함께 추천해요. 자주 듣거든요. 꼭 1번 트랙부터 순서대로 쭉 들어보시길!”라며 영화 ‘시월애’를 적극 추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질문은 앞으로 그의 계획.

수후는 “우선 부지런히 밀린 음악 작업들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느긋한 낮 시간을 즐기면서 커피를 즐기고도 싶고요. 저에게 맞는 속도로 성실하게 작업하는 것이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 최근에는 충동적으로 제빵 수업을 등록했어요. 아마 곧 제가 만든 빵을 sns에서 보게 되실 거에요!”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그의 솔직담백한 대답은 팬들과 리스너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애프터눈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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