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김태리는 왜 '승리호'를 했을까.
15일 온라인을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리호' 주연 배우 김태리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 김태리는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 역을 맡아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 역의 송중기,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한없이 따듯한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의 진선규, 잔소리꾼이지만 남다른 매력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의 유해진과 호흡을 맞췄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차트를 제공하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승리호'는 지난 5일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톱무비 전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을 비롯한 26개국 1위는 물론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북남미와 유럽권에서도 모두 5위 안에 들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날 김태리는 '승리호'의 뜨거운 인기에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며 "감독님이 너무 오랜 시간 준비한 영화인데 큰 호응을 얻어서 기쁘고 행복하다. 같이 한 배우 선배님들과 만날 때마다 자축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 최초의 SF장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최초라는 말이 주는 설렘이 컸다"며 "미래의 인간들이 우주에 나가고 거기서도 쓰레기가 넘친다는 콘셉트가 너무 재밌었다. 본 적 없는 이야기라 끌렸다"고 답했다.
이어 "어려운 지점이 보이지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였다. 단순하면서 따뜻하고, 또 이야기 속에서 장선장 혼자가 아닌 다 함께 어떤 일을 해낸다는 지점이 재밌었다. 또 제 이미지와 상반되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인물이라 더 끌렸다. 저에게도 큰 도전인 작품이었다"고 털어놨다.
올백머리에 선글라스 쓴 파격적인 비주얼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도 전했다. 김태리는 "감독님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승리호'의 세계관과 함께 장선장의 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다. 클리셰 같은 여전사가 아니라 저같은 사람의 얼굴이면 오히려 시너지가 날 것 같다는 말도 함께. 아무래도 미술을 공부하신 분이라 제게 그림을 보여주셨을 때는 이미 색채 작업까지 완료된 장선장의 캐릭터가 있었다. 거의 그대로 갔다고 보면 된다. 머리 스타일은 편한 대로 해달라고 하셔서 고민하다가 예전 화보에서 찍었던 올백머리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시도해봤다"고 설명했다.
4개월 동안 동고동락한 유해진, 송중기, 진선규와에 함께한 소감도 언급했다. 먼저 김태리는 "유해진 선배님이 연기한 '업동이'는 로봇이라 어떻게 캐릭터를 발전시킬지 온전히 선배님의 몫이었다. 저는 쓰인 각본 안에서 움직였다면 선배님은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셨다. 업동이를 보면서 선배님이 얼마나 준비를 잘 하시는 배우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 실제로 선배님의 애드리브가 업동이의 대사가 된 적이 많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순간 뱉은 말이 아닌 오랜 생각 끝에 연구한 대사들이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진)선규 오빠는 몸을 정말 잘 썼다. 액션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다치지 않아야 하는데 선규 오빠는 보여야 하는 건 정확히 보여주돼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극할 때 몸 쓰는 걸 많이 하셔서 잘하는 것 같다"고 감탄했고, "(송)중기 오빠는 저랑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데 정말 어른같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그게 어디서 올까 생각해 봤더니 현장에서 사람들과 화합하고 조화롭게 아우르는 모습에서였다. 제가 장선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연기했지만 중기 오빠야말로 선장에 어울리는 큰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태리는 '승리호'에 이어 차기작인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으로 또다시 SF 장르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에 김태리는 한국형 SF 장르의 시작이 될 두 작품에 나란히 출연한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한 지점이다. 어떤 새로운 장르가 한국 영화계에서 만들어지는 이 시점에 제가 두 개나 되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어 너무 감개무량하고 행복하다. 진심으로 운이 좋은 것 같다. '외계인'에서 제 얼굴이 SF 장르 안에, 스크린 안에 존재한다면 또 어떤 얼굴로 보여질까 너무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태리는 2016년 첫 상업영화 데뷔작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시작으로 '1987'(감독 장준환),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그리고 '승리호'까지 출연하는 작품들 모두 성공시키며 '실패하지 않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은 데에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김태리는 "처음 '아가씨'를 찍고 나서는 부담감이 정말 없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내가 잘 못할 걸 알고 있었고, 다음에 만나게 될 작품도 나만의 힘이 아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리틀 포레스트'와 '1987'을 할 때도 부담감이 없었다. 오히려 외부 압박보다는 제 자신이 이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지 스트레스와 고민이 많았는데 '승리호' 때 부담이 크게 다가왔다. '왜 나를 캐스팅하셨지?' 싶더라. 그런데 지금은 부담보다는 내가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뭘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또 '다가오는 것을 열심히 해내자'는 마음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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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