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4.27 03:14 / 기사수정 2007.04.27 03:14
[엑스포츠뉴스=이성필 기자] "그는 뛰어난 선수다. 발전 가능성이 상당하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00%나 발전했다"
부산 아이파크의 앤디 에글리 감독은 선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대신 그는 늘 발전하고 있고 가능성이 충만하다는 얘기로 답하는데, 듣다보면 '긍정의 미학'이 느껴질 정도다.
여기서 잠깐. 아무리 칭찬이 좋다지만, 400%까지 들먹인 것은 좀 과하지 않은가. 행여, 그 의미를 다시 물어보니
에글리 감독은 정말 '400%'가 맞다고 오히려 강조를 한다. 그렇다면 그 칭찬의 주인공은 도대체 누구일까?
그는 다름 아닌 부산의 최전방 공격수 박성호(25,190cm)다. 온라인 축구관련 커뮤니티에서 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반 니스텔루이의 약자인 '반니'에 빗대 '박니'로 부르기도 한다. 어찌 보면 귀여운 애칭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부산의 엷은 선수층에서 빛날 수 있기를 소망하는 기대심리를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박성호는 올 시즌 13경기(컵대회 포함) 출장해 2골 1도움을 기록중이다. 공격수의 득점치고는 낮은 편이다. 때문에 부산은 정규리그에서 12위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컵대회에서는 B조 2위로 선전하고 있다. 1위 FC서울과 상당한 점수 차가 나고 있지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은 충분하다.
최근 박성호는 상대팀 수비수와 헤딩 다툼에 있어 소위 '볼을 따내는' 능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때문에 지난 7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37분 이장관이 오른쪽 측면에서 가로지르기 한 것을 뛰어올라 헤딩으로 골문을 가르며 팀에 1-0 승리를 만들어줬다. 이 승리로 부산은 2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지난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박성호는 공중볼 다툼에 있어 큰 키만 있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K-리그 6년차 선수에게는 그야말로 자존심을 긁는 평가였다. 포지션이 측면 공격수와 최전방을 번갈아 가는 불규칙한 상황도 한 몫 했다.
그러나 에글리 감독이 부임한 2006년 8월 이후 그를 시험해본 결과 최전방 공격수로의 기질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최전방 공격수로 고정됐고 데뷔이래 23경기 동안 단 하나의 득점 포인트도 올리지 못하던 선수에서 변모,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에글리 감독도 그의 경기력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 18일 서울과의 컵대회 경기에서 1-2로 패하는 순간에도 그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박성호를 두고 "봐라. 모든 공중볼을 다 소유하지 않았느냐?"고 취재진에 반문했다.
한 축구 전문가는 박성호에 대해 "장신 선수치고 스피드가 상당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힘이 넘치고 지구력이 있는 선수라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면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는 에글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아직 기회는 열려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수도권 구단으로 몰려 선수층이 엷고 뽀뽀까지 경남으로 이적한 상황에서 그의 역할은 너무나 크다. 그가 얼만큼의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에글리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축구가 정점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헌데 박성호의 '박니'라는 애칭에 대해 에글리는 알고 있을까? 이에 대해 에글리는 22일 대전과의 경기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알고 있다. 감독 선수 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웃으며 알려줬다. 그런데 그가 마지막에 덧붙인 얘기가 그럴싸하다.
"박성호가 반니스텔루이만큼 할 수 없지 않은가? 그저 골만 많이 넣어줬으면 좋겠다"
[사진ⓒ부산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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