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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지젤' 김연아, 강자 없는 무대 파란 예고

기사입력 2010.11.30 11:13 / 기사수정 2010.11.30 19:0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보일 새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30일,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발레곡인 '지젤'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롱프로그램은 한국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이 삽입된 'Homage to Korea'라고 공개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은 2011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발표됐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흔히 대회를 앞두고 새 프로그램을 공개한다. 하지만, 김연아는 2011년 3월에 열리는 도쿄선수권대회에만 출전할 예정이고 프로그램도 완성된 상태라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리랑이 삽입된 롱프로그램인 'Homage to Korea'는 전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49, 캐나다)의 돌발 공개로 익히 알려졌었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피겨 스케이팅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인 '죽음의 무도'와 '제임스 본드 메들리'의 뒤를 이를 프로그램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연아와 4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데이비드 윌슨이 안무를 담당한 '지젤'은 최근인 11월 중순에 완성됐다. 윌슨은 "쇼트프로그램은 매우 강렬하고 음악 자체에 풍부한 감정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이러한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스케이터는 오직 김연아 뿐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꾸준히 강렬한 연기를 펼쳐왔다. 지젤은 우아한 발레곡으로 떠오르지만 김연아의 강렬한 연기는 이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그램 공개와 더불어 김연아의 '점프 컨디션'도 많은 이들의 궁금 사항이다. 2010년 토리노 세계선수권을 마친 김연아는 3번의 아이스쇼를 치르면서 비시즌 기를 보냈다.

부담이 없는 아이스쇼에서 김연아는 트리플 토룹 + 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 그리고 더블 악셀만 구사했다. 한동안 무대에서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러츠와 플립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올 시즌 여자 싱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부터 김연아를 지도하고 있는 피터 오피가드(51) 코치는 "프로그램 도입부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점프 이후 자유로움 속에 스케이팅을 하는 김연아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밝혔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가 6차대회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12월 6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만이 남아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특별한 강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사다 마오는 2번의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해 각각 8위와 5위를 기록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이 좌절됐다. 그리고 기대를 모은 '차세대 주자' 미라이 나가수(18, 미국)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력을 펼쳤고 안도 미키(23, 일본) 만이 2개 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 공개는 많은 부분을 시사한다. 현재 여자 싱글은 트리플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같은 고난도 기술과 뛰어난 표현력이 실종돼 있다. 현역 스케이터들의 실력은 나름 뛰어나지만 선수들의 연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받지 못하는 점이 피겨 스케이팅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김연아는 시즌마다 바뀌는 프로그램을 통해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변신을 거듭하면서 프로그램을 예술적인 차원으로 승화시켰고 출전하는 대회를 휩쓸었다. 한동안 피겨 무대를 떠난 김연아가 '적지'인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을 펼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지금까지 김연아가 걸어온 길을 보면 '우려'보다는 '희망'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가 부상의 악몽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송재형 전 트레이너는 "오랫동안 김연아와 함께 하면서 느낀 점은 관리가 매우 철저하다는 점이었다. 또한, 한동안 실전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도 김연아라면 능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아의 지젤과 'Homage to Korea는 오로지 2011년 3월에 열리는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공개될 예정이다. 빙판 위에서 '절대강자'였던 김연아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김연아, 데이비드 윌슨, 피터 오피가드 (C) 올댓스포츠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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