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유형섭 기자]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의 부임과 함께 많은 기대를 모았던 레알 마드리드가 '엘 라시코' 더비에서 라이벌에 참패하고 말았다.
이과인의 부상으로 경기 시작 전부터 꼬인 레알 마드리드는 완벽한 팀이 된 바르셀로나에게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하지 못한 채 패배했다. [싸커+]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패한 5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1. 바르셀로나에 주도권을 내주다
기대를 모았던 사비 알론소와 케디라의 중원은 샤비와 이니에스타에게 완벽히 패배했다. 수년간 함께했던 바르셀로나 미드필더들의 전방압박에 첫시즌을 보내고 있는 알론소와 케디라 콤비는 제대로 된 공격 전개가 불가능했으며 수비시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며 실점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였다. 특히 샤비의 활약과 대조적인 사비 알론소의 부진은 양 팀의 플레이메이커의 역량차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거라 할 수 있다.
알론소의 부진을 통해 무리뉴 감독의 레알 마드리드는 알론소가 막힐 경우 절대로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없다는 것을 바르셀로나의 압박이 증명해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외질은 바르셀로나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전반전이 종료된 후 라스로 교체되었다. 수비적인 보완을 위해 투입한 라스였지만 이 역시 바르셀로나를 막기엔 무리였다.
2. 무너진 포백
바르셀로나는 샤비의 지휘아래 레알 마드리드의 포백을 유린했다. 페드로, 메시, 다니 아우베스의 공격에 마르셀루는 우왕좌왕하며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후반전 교체 투입된 아르벨로아도 마찬가지였다. 수비 리더인 카르발류에겐 수비조율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으며 카르발류의 파트너 페페는 라인 컨트롤에 실패, 비야에게 골을 헌납했다. 세르히오 라모스는 수비와 매너 모든 면에서 바르셀로나를 넘을 수 없었다.
3.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벤제마
이과인의 부상으로 선발로 출장한 벤제마는 이과인의 자리를 전혀 대체하지 못했다. 몸싸움할 수 없는 스트라이커는 푸욜과 피케 앞에서 전혀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벤제마는 최전방에서의 몸싸움할 수 없기에 미드필더지역까지 내려와서 공격에 임하였으나 오히려 수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의 견제까지 당하며 있느니 못한 모습을 보였다. 무리뉴 감독과 페레스 회장은 벤제마의 라리가 적합 여부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
4. 호날두와 디 마리아, 외로이 싸우다
호날두와 디 마리아의 측면 날개는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을 이용하여 돌파를 시도하거나 슈팅을 하는 등 분전했다. 하지만, 동료들의 지원이 없기에 그들의 활약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마음만 앞서가 마르셀루가 고전하는 와중에도 협력 수비보다는 역습 준비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공을 뺏긴 후 바로 수비로 전환하는 메시와 비교되었다.
5. 정신적인 패배
레알 마드리드는 전술, 기량적인 패배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패했다.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의 심리전에 말려든 호날두는 수비 가담보다는 역습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레알 마드리드가 수비시에 한 명이 부족한 모습으로 이어졌다.
세르히오 라모스는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푸욜과 샤비를 밀치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퇴장을 당한 세르히오 라모스는 징계를 받을 것이며, 발렌시아, 사라고사, 세비야 연전을 앞둔 레알 마드리드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8장의 경고를 받았는데, 이는 최소 실점 팀이었던 레알 마드리드가 얼마나 어려운 경기를 펼쳤는지 이야기해준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맞은 첫 엘 클라시코를 대패하였다. 또한, 바르셀로나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엘 클라시코는 사실상의 라리가 우승팀 결정전이라 할 수 있다. 엘 클라시코가 열리기 전까지 리그 순위를 어떻게 유지하고, 엘 클라시코 이후 어떤 모습을 보이냐에 따라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두 팀의 우승 향방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엘 클라시코는 라리가 38경기 중 단 한경기일 뿐이지만, 앞으로의 라리가 향방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레알 마드리드 부임 이후 첫 패배를 당한 무리뉴 감독은 이번 패배로 많은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우승이 목표인 무리뉴 감독이기에 숙적에게 당한 패배는 소중하게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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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섭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