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신가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오늘 공연 보러 갈래?] 코너를 통해 개막 예정이거나 공연 중인 뮤지컬, 연극을 소개하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한다. 뉴욕 브로드웨이의 작곡가 마이클 존 라키우사(Michael John LaChiusa)에 의해 넘버 20곡의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2006년 뉴욕에서 초연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처음 선보였다. 입소문을 타고 전 좌석 매진되며 인기를 끌었다. 제3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소극장 뮤지컬상·여우주연상·여자신인상·음악상 4관왕을 차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언제= 3월 14일까지
누구= 정영주, 황석정, 이영미, 오소연, 김국희, 전성민, 김히어라, 김환희, 이소정, 강애심, 한지연, 최유하, 김려원, 임진아, 황한나, 정가희, 이진경, 이상아
어디= 서울 중구 정동극장
러닝타임= 100분
요약= 1930년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농가가 배경이다. 베르나르다 알바의 두 번째 남편 안토니오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권위적인 베르나르다 알바는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들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한다. 39세 첫째 딸 앙구스티아스는 25세 청년 뻬뻬와 결혼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딸들 역시 주체하지 못할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불행이 시작된다. 강압적인 통치와 억제 속에서 욕망의 불길, 감정의 소용돌이, 갈등이 움트고 결국 파국을 맞는다.
관전 포인트= 여배우들로 이뤄진 흔치 않은 작품. 남성 캐릭터도 여자 배우가 연기한다.(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향연을 보는 즐거움)
스페인 풍의 강렬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약자에 대한 억압과 폭력의 대물림, 사랑, 삶의 자유를 위한 갈망 등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한국 관객에게도 와 닿는다)
‘여자로 태어날 때부터 다 저주받았어.’ ‘내 고통은 배고픔이 아냐, 내 고난은 사랑의 아픔’…감금 상태에 살도록 요구된 여자들의 삶이 처절하다. (자유에 대한 통제, 그리고 자유를 얻으려는 의지의 대립)
집은 휴식처가 아닌 감옥이다. 폐쇄된 집 안에서 권력 남용으로 인한 충돌, 대립, 질시, 질투 등의 감정이 격렬하게 타오른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플라멩코에 매료되지 않을 자 없으랴.
일사불란하게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만들어내는 리듬. 객석까지 전달되는 팽팽한 긴장감.
‘내가 결혼하는 날’, ‘베르나르다의 기도’, ‘널 위한 노래’, ‘막달레나’, ‘앙구스티아스’, ‘마르띠리오’, ‘아델라’, ‘꿈에서 다시 만나’, ‘림브라다의 딸’, ‘문을 열어’ 등 스페인 감성이 느껴져 독특하게 들리는 넘버들.
미니멀한 순백의 무대는 억압과 통제가 만연한 집을 구현한다.
알바의 엄마 마리아 호세파는 정신이 이상하지만 옳은 말만 한다. 광기로 보이는 말 속에 삶의 진리가 담겨 있다.
욕망에 솔직한 막내 딸 아델라의 비극적 결말. ‘처녀로 죽었다고 세상에 알려’라고 말하는 비정한 엄마 베르나르다 알바.(그 역시 가부장제의 피해자일 터다.)
대체 뻬뻬의 매력이 얼마나 넘치길래 여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걸까.
‘미스사이공’을 통해 한국인 최초 주연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이소정의 합류. 정영주와 또 다른 카리스마와 매력을 보여준다.
한줄평= 자유로운 삶과 사랑에 대한 욕망이 억눌린다면 그 세상은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