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설민석 하차 후 새 포맷으로 돌아온 '벌거벗은 세계사'가 방송 재개와 동시에 또 한 번의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검증 절차를 마쳤다"고 해명했지만, 여러 번의 오류 지적을 받은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가 하락하며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달 30일, 오랜 휴지기 끝에 방송을 재개한 tvN 예능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항석 교수가 출연해 '페스트'(흑사병)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방송 이후 박흥식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페스트 편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면서 '벌거벗은 세계사'는 또 한 번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글을 통해 박 교수는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당시 사료도 해석할 줄 모르는 한 의사가 청취자들에게 왜곡된 인식만 키웠다. 내용도 구성도 꽝이었다"고 혹평하며 통계나 병인학적 측면에서도 최근 해석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뢰할 수 없는 자료를 역사적 사실인양 해석했다고 밝히며, 자신이 자문한 내용은 조금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지속 되자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은 1일 "페스트 편은 페스트와 관련된 내용을 의학사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방송 전 대본과 가편본, 그리고 자막이 들어간 마스터본을 관련 분야의 학자분들께 자문을 받고 검증 절차를 마친 후 방송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벌거벗은 세계사'는 앞서도 역사 오류를 지적 받으며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클레오파트라 편 당시 설민석이 설명해준 강의의 내용이 알려진 역사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을 받은 것.
이후 '벌거벗은 세계사' 측은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자인 설민석이 석사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벌거벗은 세계사'는 또 위기를 맞았다.
설민석의 하차 후 오랜 시간 결방을 이어온 프로그램은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설민석을 떼고 '벌거벗은 세계사'로 프로그램 명을 변경, 매회 각 주제와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를 강연자로 초대해 진행하는 포맷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재정비를 마쳤음에도 방송 재개와 동시에 또 한 번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프로그램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jinhyejo@xportsnews.com / 사진=tvN '벌거벗은 세계사' 홈페이지, tvN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