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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하 “‘낮과 밤’‧‘개천용’, 캐릭터 온도차 커 오히려 편했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1.01.29 09:00 / 기사수정 2021.01.29 03:47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배우 안시하가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두 작품 ‘낮과 밤’과 ‘날아라 개천용’에서 상반된 분위기의 캐릭터를 연기한 소회를 전했다.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낮과 밤’에서 조현희 역을,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황민경 역을 맡아 활약한 안시하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제프리 도산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낮과 밤’에서 안시하는 어그러진 신념에 빠진 과학자 조현희로 분해 자식을 향한 모성애가 아닌 실험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방부제 빌런’으로 등장,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또한 ‘날아라 개천용’에서는 터프한 성격과 명석한 두뇌를 지닌 검사 출신 변호사 황민경 역을 맡아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산,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두 작품을 오가며 누구보다 바쁘게 지냈을 안시하는 “흔히들 말하는 시원섭섭한 마음인데 섭섭한 게 더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쉬운 부분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이렇게 할 걸’ 싶었던 게 많았다. ‘더 깊이 연구해야 했는데, 아직 모자라구나’를 화면을 보면서 느꼈고,  얼굴 쓰임의 단점이 보이고 그러더라”며 “그래도 이제는 고쳐야할 점들과 이 점은 ‘살려야겠다’ 판단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여 이야기했다.

비슷한 시기에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던 고충은 없었을까 묻자 그는 “하루씩 번갈아가며 찍었는데, 그래도 운이 좋았던 게 스케줄이 잘 빠졌다. 하나가 바쁘면 하나가 여유로워지고 그랬다”며 “11월 내내 쭉 달려 누우면 기절하고 그랬는데, 그 덕에 버틸 수 있었다”고 스케줄이 알맞게 맞춰진 것에 대한 안도감을 표했다.



두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각각 신경 쓴 지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안시하는 “‘낮과 밤’ 조현희는 비현실적인 인물 같았다. 이 여자가 진실 되게 행복한 순간이 뭘까 했는데 ‘실험이 성공했을 때’였다. 아이에 대한 따뜻함도 연기였다. 일부러 웃고 따뜻한 척 하지만,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이 아이를 어떻게 구슬리면 피를 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거와 다름없는 외모를 유지하는 캐릭터의 특성상 외형적인 건 그대로 두되, 시간이 흐른 후 현재의 조현희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디테일한 부분들을 설명했다. 안시하는 “과거보다 여유 있는 말투나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성에 변화를 뒀고, 실험에 대한 조급함이 있는 인물로 보이도록 했다”고 이야기했다.

‘날아라 개천용’ 속 황민경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것. 안시하는 “황민경을 보는 사람들이 웃음 지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태용(권상우 분)이나 삼수(정우성)한테도 희망과 위로를 주는 캐릭터였고, 시청자들이 나를 보고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두 캐릭터의 온도차가 상당했음에도 “오히려 그 점이 편했다”는 안시하는 “톤이 비슷했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 말투, 톤 외형적인 게 다 다르니 세팅하면 바로 역할에 빠져들 수 있었다.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더 시청자들한테도 설득시키기가 좋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오랜 시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안시하는 무대와 매체 연기의 차이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장단점이 극명하다. 무대는 맞춰가는 과정이 있다 보니까 소통하면서 여러 연기를 다 해볼 수 있다. 또 공연을 하면서도 쌓아가는 게 있어 마지막 공연이 되면 ‘빵’ 터지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TV는 각자 준비한 후 현장에서 조율해서 맞춰야 하지 않나. 나만 잘해도 안 되고 둘만 잘하는 것도 아니고, 다 잘해야 하는 거더라. 제가 빨리 익숙해져서 어울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무대에서 오랜 시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인공까지 했던 안시하는, 매체 연기로 옮겨 오며 작은 역할부터 다시 도전을 하게 됐다. 쉽지 않았을 도전에 대해 안시하는 “우연치 않게 영화 ‘비스트’라는 작품이 오면서 회사랑도 연결이 돼 자연스럽게 드라마 도전을 하게 됐다. 역할과 관계 없이, 드라마를 하는 자체가 의미 깊었다”며 “이쪽으로 오면 당연히 신인인데, (역할 크기와 상관 없이) 감사하게 받아들였다. 차근차근 밟아가고 싶다. 이렇게 시작하면 드라마를 2,30년 쭉 할 수 있겠지 생각을 했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지난해에만 무려 네 작품을 촬영하며 바쁘게 보낸 안시하는 “다작을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주어진 게 있으면 다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알려주고 싶었다.  말 그대로 운이 좋았다. 생각지 않게 작품들을 만나고, 빨리 한 번에 많은 경험을 했다. 신들이 짧았음에도 시청자분들이 ‘어디에 나온 누구다’ 기억을 해주시는 게 신기하고 감사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안시하는 2020년을 돌아보며 “뜻깊었다. 운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일들이 나한테 어떻게 순차적으로 오지 싶어 기분이 묘했다. (매체 연기로 옮긴 후) 1년 안에 큰 롤을 맡게 된 것도 감사했다. 생각보다 많이들 알아봐주시고, 찾아주고 그랬다. 여태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앙상블부터 시작해 뮤지컬 무대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안시하는 그런 자신을 “대기만성형 배우”라고 표현하며 “계단처럼 가는 게 내 인생인가 보다 했다”고 밝혔다. 그는 “길게 가려면 기본기와 내공을 채워야 그 다음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꽉 채워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경험을 통해 깨달은 부분을 밝혔다.

이어 안시하는 “제가 앙상블부터 시작해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꼭 하고 싶은 말은 기회가 온다는 거다. 겁이 많아 도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봤다. 욕먹으면 어떠냐. 끝까지 배우를 할 거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 내공이 없으면 기회가 왔을 때 절대 잡을 수 없다”고 밝혔다. “뮤지컬 ‘아이다’, 영화 ‘비스트’를 통해 몸소 체험했다. 그 두 번의 기회가 제게 주어졌고, 아직 한 번이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그는 이내 “신난다”고 기쁘게 덧붙이며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안시하는 롤모델로 배우 김혜수를 꼽으며 “사람 자체가 좋으신 분이고, 심지어 멋지다. 본인 일도 너무 잘하시는데, 좋은 사람, 멋있는 사람이라는 걸 잠깐 보고도 느꼈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또한 그는 “배역은 관계없다. 다만 욕심이 있다면 좀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다양하고 깊은 캐릭터를 만나 이 경험을 토대로 더 쌓아서 길게 2, 30년 후에는 누가 봐도 아는 중견 배우가 되어 있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jinhyejo@xportsnews.com / 사진=스튜디오앤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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