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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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감동 오누이' 박태환·장미란, 동반 광저우 정복

기사입력 2010.11.20 05:04 / 기사수정 2010.11.20 05:12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배출한 한국선수단 스타는 바로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과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이었다. 박태환은 수영에서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장미란은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 용상, 합계 전 부문에서 세계 기록을 작성하며 압도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해냈다.

이들이 보여준 쾌거는 단연 눈부셨다. 이전에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것을 이뤄냈기에 그 감동은 더 했고, 많은 사람들은 그들에 열광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3개월이 지난 2010년 11월, '올림픽의 영웅'들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감동을 선사했다. 박태환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고, 장미란은 중국 선수를 따돌리고 기대했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이 선사한 감동은 2008년의 그것과 조금 달랐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따냈던 2008년에 비해 2010년에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값진 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적지 않은 시련을 겪은 가운데 따낸 금메달이었기에 그 값어치는 더욱 빛났다.

둘은 올림픽 이후 비슷하게 시련을 겪었다.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선수들이라 해도 이들 모두 시련을 넘기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박태환은 정확히 1년 뒤, 로마 세계 수영 선수권에서 저조한 컨디션을 보인 끝에 전 종목에서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며 고개를 떨궜다. 많은 사람들은 박태환의 외적인 부분까지 거론하며 비난을 쏟아냈고, 이에 견디지 못해 수영을 그만 둘 뻔 하기도 했다.

장미란도 마찬가지였다. 이듬해 고양 세계선수권에서 용상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듯 했지만 올해 초 교통사고를 당해 그에 따른 후유증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9월에 열린 터키 안탈리아 세계 역도 선수권에서 3위로 떨어져 5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여전히 기량은 돋보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만큼 장미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자세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박태환은 자신에게 주어졌던 모든 혜택들을 버리고 그야말로 초심으로 돌아가 묵묵히 훈련했다. 언론, 외부 지인들과의 접촉을 끊고 오직 수영만 하면서 재기를 노렸다. 마이클 볼이라는 뛰어난 지도자의 지도 아래 박태환은 수영에 재미를 붙였고, 심리적으로 안정감도 되찾았다.



장미란도 세계선수권 이후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에 매진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잇달아 재패했지만 아시안게임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것이 장미란을 자극했다. 몸은 힘들어도 아시안게임을 제패하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버텼고,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준비했다.


이들의 땀은 결국 알찬 결실을 맺는데 성공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해냈다. 또한,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는 300m 지점까지 세계 기록 수준으로 역영하며 완벽하게 부활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국제 경험이 부족한 자유형 100m에서도 막판 스퍼트로 5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여주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목표했던 것을 그대로 실현해냈다.

장미란도 마침내 꿈을 이뤘다. 인상에서 130kg에 머물러 다소 힘겹게 풀어나가는 듯 했지만 강점을 갖고 있는 용상 2차 시기에서 있는 힘껏 들어올려 181kg을 기록하는데 성공, 합계 311kg으로 중국의 멍수핑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 두번 대회에서 탕공홍, 무솽솽 등 중국 선수에 잇달아 진 것을 중국 적지에서 그대로 갚아낸 통쾌한 금메달이었다. 덩달아 두 달 전 멍수핑에 패했던 것도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이들은 2년 뒤 런던올림픽을 '마지막 목표'로 삼으며 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2년에 한 번 국민들을 기쁘게 해준 박태환, 장미란 두 스포츠 스타들의 행보가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분명한 것은 어떤 도전이 됐든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고, 충분히 우리들의 스포츠 영웅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 박태환, 장미란 (C) 엑스포츠뉴스 DB, 장미란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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