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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더비] 이탈리아 최고의 매치…관전 포인트는? ①

기사입력 2010.11.13 22:24 / 기사수정 2010.11.13 22:24

박문수 기자



- 2010/1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2라운드 밀란 더비
- 11월 15일 월요일 새벽 4시 45분 (이하 한국시각) / 쥐세페 메아차 스타디움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영원한 맞수’ 인테르 밀란과 AC 밀란이 이번 시즌 첫 대결을 펼친다.

인테르와 밀란은 오는 14일 새벽 4시 45분 인테르의 홈 구장인 쥐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2010/1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2라운드를 치른다. 최근 밀란 더비에서 인테르가 3연승으로 우위를 확보했지만, 이번 시즌 밀란이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전력 상승에 성공, 설욕을 노리는 만큼 여느 때보다 치열한 더비를 펼칠 전망이다.

한편, 밀란은 지난 11라운드 팔레르모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며 라치오(승점 22점)를 제치고 승점 23점(7승 2무 2패)으로 리그 선두에 올라섰다. 반면 인테르는 레체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20점(5승 5무 1패)으로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 12라운드에서 밀란 더비 이외에도 리그 2위를 기록 중인 라치오가 3위 나폴리(승점 21점)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5위와 6위를 기록 중인 유벤투스(승점 19점)와 AS 로마(승점 18점)가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밀란 더비 결과에 따라 세리에 A 순위가 대폭 바뀔 것이다.

- 인테르의 완승으로 끝난 지난 시즌 밀란 더비

주제 무리뉴의 인테르는 지난 시즌 AC 밀란과의 더비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우선, 1차전에서는 이적 후 첫 경기를 가진 베슬리 스네이더르가 고군분투하며 젠나로 가투소가 퇴장당한 밀란에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인테르는 경기 초반부터 밀란을 강하게 압박했는데 중원 장악은 물론이고, 쉴 새 없는 공격으로 느슨한 밀란을 당황하게 했다. 이에 인테르는 전반 28분 환상적인 패스 워크를 통해 밀란의 수비진을 허물었고, 티아구 모타가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1-0으로 달아났다. 이후 34분에는 가투소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디에고 밀리토가 마무리하며 2-0이 됐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밀리토의 패스를 받은 마이콘이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3-0으로 앞서 갔다.

후반에도 상대를 밀어붙인 인테르는 21분 설리 문타리의 패스를 받은 데얀 스탄코비치가 깔끔한 중거리 슈팅을 넣으며 4-0으로 승리했다.

인테르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1차전과 대조적으로 2차전은 양 팀의 순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벌어져 여느 때보다 흥미로울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인테르는 강했다. 전반 중반 스네이더르가 퇴장을 당하며 위기에 처했던 인테르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밀란을 괴롭혔고, 전반 10분 밀리토와 후반 20분 고란 판데프의 연속 득점에 2-0으로 승리했다.

이후 인테르는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이탈리아마저 제패, 이탈리아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달리게 됐다. 반면 밀란은 조직력에서는 위협적이었지만, 선수 구성에 애를 먹으며 리그 3위와 챔스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 달라진 양 팀의 상황, 어느 팀이 유리할까?

인테르는 지난 시즌 트레블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들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반면 밀란은 경기력과 상관없이 승리하는 법을 배우며 리그 1위에 등극했다.

인테르가 부진의 늪에 빠진 이유는 간단하다. 팀을 이끈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면서 야심 차게 데려온 라파 베니테스의 전술 실패가 잇따르며 리그 4위로 밀려났다. 베니테스의 인테르가 부진한 원인이 감독 개인의 역량도 있지만, 잇따른 부상 악령으로 인테르는 제대로 된 선수 구성에도 실패했다.

현재 인테르는 줄리우 세자르를 비롯해 더글러스 마이콘, 에스테반 캄비아소, 왈테르 사무엘까지 부상 병동의 상태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팀의 중추가 돼야 할 선수들이 빠졌으니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챔스에서는 토트넘에 밀려 조 2위를 기록 중이고, 리그에서도 어느덧 4위로 밀려났다. 이에 이번 더비전 승리를 바탕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자 할 것이다.

인테르와 대조적으로 밀란은 오랜만에 리그 1위에 올라섰다. 애초 밀란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호비뉴 그리고 케빈 프린스 보아텡, 마리오 예페스 등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여기에 칼리아리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가 합류하며 한층 강화된 전력을 과시했다.

인테르의 유일한 견제 세력으로 꼽힌 밀란이었지만, 시즌 초반 연이은 부진으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는 듯 보였다. 그럼에도, 새롭게 팀에 합류한 즐라탄이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갱생에 성공한 가투소와 득점 머신으로 성장한 파투의 활약에 리그 1위에 올라섰다.

여기에 수준급 선수들의 영입으로 약점으로 꼽힌 얇은 스쿼드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번 더비전에서 승리한다면 파울로 말디니의 말처럼 오랜만에 리그 우승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 즐라탄과 인테르

이번 더비 최고의 관전 포인트는 인테르를 상대할 즐라탄이다. 지난 2006년 여름, 인테르에 입단한 즐라탄은 세 시즌 동안 맹활약하며 팀의 부흥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에 즐라탄을 만난 인테르는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자타공인 이탈리아 최고의 클럽으로 부상하게 됐다.

리그에서 승승장구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테르는 챔스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안방 호랑이로 전락했었다. 2006/07시즌에는 발렌시아에 원정 다득점에 밀려 탈락했고, 다음 시즌에는 리버풀에 그다음 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덜미를 잡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FC 바르셀로나가 즐라탄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 전 시즌 트레블 달성에 성공하며 전성기에 들어선 바르사는 사뮈엘 에토를 인테르로 보내는 대신 즐라탄을 데려오기로 합의한다. 물론, 즐라탄 영입 과정에서 그들은 인테르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했다.

인테르와 결별한 즐라탄은 바르사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더구나 인테르와 바르사와의 챔스 4강에서 득점포가 침묵하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하게 된다. 반면 인테르는 즐라탄의 바르사를 꺾고 나서 바이에른 뮌헨마저 제압, 45년 만에 챔스 우승에 성공했다.

챔스에서의 실패 때문일까? 바르사는 이번 여름 다비드 비야를 영입하면서 즐라탄을 AC 밀란으로 보냈다. 비야의 영입으로 즐라탄이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기보다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불화 그리고 리오넬 메시와의 역할 중복에 따른 이적이었지만,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즐라탄에게 이는 굴욕적인 상황이었다.

밀란에 입단한 즐라탄은 리그 초반 지나치게 이타적인 모습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지 못했지만, 입단 후 전 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에서 드러나듯이 어느새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지난 시즌 완벽하게 갱생한 호나우지뉴를 교체 멤버로 밀어 넣으면서 밀란 공격의 중심이 됐다.

한편, 호나우지뉴와 즐라탄은 포지션은 다르지만, 공을 직접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프 더 볼 상황에서보다는 직접적인 움직임이 번뜩이는 만큼 두 선수는 역할이 중복된다. 이에 밀란은 시즌 초반 두 선수를 모두 출전시키며 공존을 노렸지만, 신체적 하락세가 눈에 띄는 호나우지뉴를 대신해 즐라탄을 선발로 내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즐라탄이 두 시즌 만에 다른 유니폼을 입고 밀란 더비전에 나서는 만큼 그의 발끝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사진= 밀란 더비, 즐라탄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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