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4년 전에도 지금도, 우승의 중심에는 양의지가 있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시리즈라는 압박, 하지만 그 압박까지 이겨냈기에 '양의지 시리즈'라 할 만했다.
양의지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전 경기에 나와 22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타율 0.318을 기록, 매 경기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공수를 책임졌다.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양의지는 기자단 투표 총 80표 중 36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고, 그렇게 두 팀에서 두 번의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4년 전인 2016년, NC 다이노스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두산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그때 두산의 중심이 바로 양의지였다. 당시 양의지는 4경기 16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으로 기자단 77표 중 무려 70표를 쓸어 담았고, 25년 만의 포수의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그리고 4년 후, 양의지가 팀을 옮긴 뒤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노리는 NC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공교롭게도 두산이었다. 정규시즌을 NC가 1위, 두산이 3위로 끝낸 부분을 생각한다면 운명은 얄궂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NC를 꺾었던 양의지가 NC 유니폼을 입고 상대해야 했다. 본인도 상상은 했지만 현실이 될 줄 몰랐던 장면이었다.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에는 자연스럽게 '양의지 시리즈'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양의지를 향한 기대가 담긴 여섯 글자였다. 양의지라는 선수의 중요성을 말하는 단어였지만 양의지를 짓누를 수도 있는 단어이기도 했지만, 양의지는 그 타이틀에 제압당하지 않았다. 타격이 잘 안 풀린 날도 있었고 수비에서 실수도 나왔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열세에 몰렸던 4차전 결승타를 쳤고, 앞서가야 하는 5차전에서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 양의지가 힘을 냈다. 양의지가 지킨 홈플레이트도 언제나 그랬듯 안정감이 있었다.
포수, 4번타자, 그리고 주장. 양의지는 모든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고 동료 선수도, 사령탑도 그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나선 베테랑 투수 김진성은 "투수 입장에서는 마운드에서 많은 생각을 하면 안 되는데, 그런 생각을 없애주는 게 양의지"라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도 "벤치에서 주문을 많이 하지 않는다. 양의지가 묻는 것은 믿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후 눈물을 터뜨린 양의지는 모든 것이 끝난 후에야 "엄청난 압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상대와 싸우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를 이겨내야 했을 양의지는 그 눈물로 진정한 '양의지 시리즈'를 완성했다. '양의지 시리즈'라 불린 이유를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과정이, 또 결과가 말한다. 양의지는 지금 NC 다이노스에 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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