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정수정이 '애비규환'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돌 출신 배우' 이미지를 한겹 벗었다.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는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 정수정은 주인공 토일 역을 맡았다.
정수정이 연기한 토일은 5개월 차 임산부. 이에 복대를 차고 과감한 변신을 했다. 그리고 이 도전은 호평을 끌어냈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가 만나 시너지를 낸 것. 특히 정수정은 임산부 역할을 위해 다이어트를 멈추고 살을 찌우기까지 했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정수정은 "작품에 들어가야 하니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볼이 쏙 들어가있으면 안 된다더라. 그래서 운동도 안 하고 막 먹었다. 자연스럽게 살이 찌더라. 제가 빵순이라 디저트를 특히 많이 먹었다"고 '애비규환' 속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바를 전했다.
데뷔 직후 시트콤을 통해 연기에 발을 들인 정수정은 꾸준히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영화는 이번이 처음. 정수정은 왜 스크린 데뷔작으로 저예산 독립영화인 '애비규환'을 택했을까.
그는 "평소에 그런 영화를 좋아했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언젠가 나도 독립영화를 해봐야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사실 '왜 저예산 독립영화를 해?', '왜 임산부 역할을 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나는 'Why not?(와이 낫)' 그냥 꽂혔으니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독립영화라는 부분이 저를 많이 도와줄 거라는 생각도 했다. 독립영화가 현실감 있고 정적인 게 있지 않나. 나랑 붙이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단 생각은 늘 해왔다. 그래서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좋은 기회로 작품이 왔다"고 설명했다.
'애비규환'으로 첫 스크린 나들이를 하게 된 정수정은 지난해 12월 크랭크업한 영화 '새콤달콤'(감독 이계백)으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경험 이후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정수정은 "같이 연기하던 분들이 영화랑 드라마는 다를 수 있다고 해서 어느 정도 기대를 했는데, 저는 연기만 하는 입장이라 그런지 크게 다른 건 못 느꼈다. 대신 시간적 여유가 드라마보단 1% 더 있는 것 같다. 많은 것도 아니다. 시간 제약이 있으니까. 감독님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원하는 테이크가 나올 때까지 할 수 있는 건 있는 것 같다"며 "드라마든 영화든 구분 없이 많이 하고 싶다.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는 다 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일을 부지런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0년 MBC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이후 벌써 연기자로 활동한지도 10년이 훌쩍 흘렀다. 그럼에도 정수정은 "연기는 해도 해도 모르겠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라 그게 좀 어려운 것 같다. 새로운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니까. 오히려 더 부담이 되고 긴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냐는 질문엔 "그때 그떄 주어지는 걸 잘 해내자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자연스럽게 물 흘러가듯 살았다. 임산부라는 역할이 들어올지 몰랐듯, 앞으로 어떤 게 올지 모른다. 그때 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싶다"며 "'애비규환'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런 것처럼 캐릭터로 봐주면 그게 제일 좋은 칭찬인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한편 정수정 주연의 '애비규환'은 12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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