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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아사다 마오의 몰락이 예고된 이유

기사입력 2010.10.25 08:25 / 기사수정 2010.10.25 08:4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와 함께 200점이 넘은 여자 싱글 선수인 아사다 마오(20, 일본)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아사다는 2010-2011 시즌 첫 번째 그랑프리 시니어 대회인 'NHK 트로피'에서 출전 선수 12명 중, 8위에 오르는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항상 '슬로 스타터'로 불리는 아사다는 시즌 초반의 부진을 중후반에 만회해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 나타난 아사다의 부진은 단순히 '슬로 스타터'로 치부하기엔 심각했다. 점프의 기본적인 자세와 도약이 모두 흐트러져 있었다. 또한, 아사다는 항상 얼음을 지치며 점프를 했던 버릇이 있었다. 이러한 잘못된 습관은 이번 대회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잘못된 도약과 에지로 이루어지는 점프를 컨시로 연결한 힘도 실종돼 있었다. 전반적으로 총체적인 난조를 보인 아사다는 지난 23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7개의 점프 중,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룹'만 인정을 받았다.

이번 달 초에 열린 일본오픈 대회에서 아사다의 부진은 시작됐다. 자신의 새 롱프로그램인 '사랑의 꿈'을 연기한 아사다는 7개의 점프 과제 중, 트리플 룹 점프만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기술요소를 하향조정했지만 대부분의 기술을 소화해내지 못했다.

아사다 뿐만이 아닌 상당수의 스케이터들은 시즌 초반에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스케이터들은 모두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응하기 위해 기술요소를 하향 조정했다.

2010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아사다는 나가쿠보 히로시 코치에게 점프 수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나가쿠보 대신 사토 노부오 코치를 새롭게 영입하면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아사다는 히로시 코치와 점프 수정에 들어갔고 가장 기초적인 자세부터 배우는 훈련도 실시했다. 매 시즌, 자신의 고질적인 잘못된 에지와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훈련을 했지만 실전대회에서 나타난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아사다는 그동안 자신이 지닌 점프의 결여를 '트리플 악셀'로 대체해왔다. 점프 연습의 상당 부분을 트리플 악셀에 맞춰 연습한 아사다는 이 점프에 모든 것을 걸어왔다.

그러나 일본오픈과 이번 NHK트로피에서 아사다는 단 한 번의 트리플 악셀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 점프가 무너지면서 아사다는 자신감을 잃었고 프리스케이팅 기술점수는 32.23에 그치고 말았다.



아사다를 완성한 야마다 마치코 코치는 주니어 챔피언인 무라카미 카나코(16, 일본)와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아사다 마오를 완성한 야마다 코치의 지도를 받은 무라카미는 여러모로 아사다와 흡사한 모습을 보였다.

잘못된 에지와 회전 수가 부족한 트리플 러츠를 뛰는 점은 아사다와 일맥상통했다. 또한, 점프의 도약과 기술 소화도 아사다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분명 존재하는 무라카미는 이번 대회 3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시니어 데뷔전을 가졌다.

하지만, 아사다와 똑같이 잘못된 기술을 구사하는 무라카미의 성장은 좀 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와 빠른 스피드를 갖춘 무라카미는 어려서부터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해왔다. 국제무대에 지속적으로 출전하며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온 무라카미는 '무서운 신예'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잘못된 기술을 오랫동안 유지해온 아사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사다처럼 러츠를 뛰지 못하는 무라카미도 이 문제로 인해 고전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반면, 나름 정석에 가까운 기술을 구사한 카롤리나 코스트너(23,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올림픽 16위에 머문 코스트너는 기술 난이도를 낮추면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큰 실수 없이 마친 코스트너는 2008-2009 CUP OF RUSSIA' 이후 2년 만에 그랑프리 시리즈 정상에 올라섰다.

아사다의 지도자인 사토 노부오 코치는 일본 언론을 통해 "이 문제는 위로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앞으로 보다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사다는 지난 시즌 초반에 부진했지만 국내에서 열린 '전주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아사다는 자신의 점프를 전면적으로 수정하기 보다는 이전에 뛰던 점프의 성공률을 높이면서 성과를 거뒀다.

올 시즌도 이러한 방향을 선택한다면 시즌 후반에 이르러 지금보다 빙판에 넘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초의 부실로 인해 매년 이러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부터 2010년까지 2년 동안 8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차지한 김연아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뛰어난 스케이터의 조건 중 하나는 기복이 없는 꾸준함과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다.



[사진 = 아사다 마오 (C) 엑스포츠뉴스DB, 레이첼 플랫, 카롤리나 코스트너, 무라카미 카나코 (C) 아이스네트워크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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