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0.20 13:30 / 기사수정 2010.10.20 13:30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SK가 삼성에 4전 전승을 거두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근 4년간 3번이나 한국시리즈 왕좌에 오른 SK는 21세기 신흥 명문구단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에 맞서는 나머지 7개 팀 역시 정규시즌 내내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렇다면, 2010프로야구를 장식했던 주요 이슈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시즌이 종료된 현 시점에서 과거를 반추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0.2t의 행진 : 투-현진, 타-대호
그야말로 류현진과 이대호의 시즌이었다. 마운드에서 류현진이 리그를 호령한 것과 마찬가지로 타석에서는 이대호가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리그를 평정했다.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1.82)과 탈삼진(187개) 부문에서 리그 1위의 성적을 낸 것을 비롯하여 어려운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16승(리그 2위)을 거두었다.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라는 ‘세계 기록’을 세운 것은 덤이었다. 그의 인상적인 투구는 시즌 내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감’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기도 했다.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는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363,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두 번이나 달성한 타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재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트리플 크라운’은 세 번 나왔는데, 그 중 두 번이 이대호가 기록한 것이다. 또한, 그는 주포 홍성흔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홀로 중심타선을 지키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기도 했다. 리그 MVP가 유력한 상황이다.
류현진과 이대호의 평균 몸무게는 100kg 내외다. 둘을 합치면 무려 0.2t이나 된다. 두 거구의 활약은 한국 프로야구의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이에 두 사람은 2009 WBC에 이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에 선발됐다. 둘의 ‘또 다른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네 팀의 추락은 어느 정도 예견이 되어 있었다. KIA는 지난해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준비한 끝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4강에도 들지 못했다. 특히, 구톰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리카르도 로드리게즈가 일찌감치 퇴출당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6위를 차지한 LG는 타력만 놓고 보면 당장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었다. 그러나 타력을 뒷받침할 만한 마운드 능력을 전혀 구비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했고, 새로 영입한 박종훈 감독은 여러 선수를 실험하는 데에 바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명 ‘미니홈피 사건’으로 봉중근과 이형종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이형종은 임의탈퇴 신분으로 잠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그들은 더 이상 1990년대 ‘신바람 야구’를 일으킨 LG가 아니었다.
7위 넥센은 지난 시즌 말에 메인 스폰서를 찾는 등 의욕적인 출발을 선보였다. 그러나 메인 스폰서의 등장이 안정된 자금력을 보장해 주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이현승, 이택근, 장원삼, 마일영, 황재균 등 5명의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대로 갈 경우, 몸값이 올라갈 만한 다른 선수들 역시 언제든지 트레이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향후 넥센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8위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 후보’에 이름이 올려져 있는 팀이었다. 주포 김태균과 이범호가 한꺼번에 일본 진출을 선언한 것을 비롯하여 마운드에도 류현진 외에 마땅한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원상과 김혁민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했고, 마무리 후보로 낙점된 양훈 역시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했다. 문제는 이들의 전력이 내년 시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신인 유창식의 각성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그리고 노장 장성호의 맹타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 그 이면에는?
역시 프로야구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였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프로야구 누적 입장 관중 숫자는 5,928,626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 누적 관중 숫자까지 감안할 경우 6백만이 훌쩍 넘는다.
그러나 역대 최다 관중의 이면에는 열악한 야구장 시설이 존재하고 있어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다. 잠실, 사직, 문학구장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장(대전 한밭구장, 대구 시민구장, 광주 무등구장, 서울 목동구장)의 좌석 숫자는 2만 석이 되지 않는다. 높은 야구 열기를 감안하면, 국내 야구 시장의 야구 인프라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대구와 광주에서 새 야구장 건립 계획이 발표된 만큼, 하루 빨리 야구팬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관전할 수 있어야 하겠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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