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0.08 11:24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에서 1위에 오른 김해진(13, 과천중)이 '부상 투혼'을 펼쳤지만 끝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해진은 7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했다.
기술점수(TES) 15.80점과 프로그램구성요소(PCS) 13.95점을 받은 김해진은 이 점수를 합친 28.75점으로 26위에 머물렀다. 지난 8월에 열린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 쇼트프로그램에서 김해진은 47.62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리글라브트로피 노비스 부분에서 정상에 등극할 때, 김해진의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49.68점이었다. 이 점수들과 비교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점수는 매우 낮은 점수였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상대 선수와 부딪히는 부상을 당한 김해진은 왼쪽 다리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로 인해 김해진은 점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이번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김해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몸이 완전하지 않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자하는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김해진은 큰 대회 경험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한 국내 여자 싱글 선수들은 모두 13세의 어린 선수들이다. 주니어 대표선발전에서 1위에 오른 김해진과 2위에 오른 이호정(13, 서문여중)은 올 시즌 주니어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했다.
2012년 소치올림픽을 대비해 성장할 유망주로 평가받은 이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모두 부상으로 고생했다. 김해진은 부딪힌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다리가 찢어져 봉합 수술까지 받았고 이호정도 발목과 고관절 부상 등을 안고 이번 대회에 힘겹게 출전했다.
이러한 와중에서 이호정은 2번의 주니어 그랑프리시리즈에 출전해 9위와 6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스케이터로서 크게 성장할 중요한 시기에 있는 이들은 안타깝게도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 2014년 소치올림픽을 대비해 예전부터 유망주 육성에 들어간 러시아와 일본은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휩쓸고 있다.
러시아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일리나 슬루츠카야 이후로 세계 정상급 선수가 배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쟁쟁한 유망주들을 앞세워 소치올림픽을 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5차대회가 마무리 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중, 러시아는 4차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대회에서 여자 싱글 정상을 휩쓸었다. 아델리나 쇼트니코바(14, 러시아)는 3차대회와 5차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차대회는 폴리나 쉘펜(15, 러시아)이 정상에 올랐다.
또한, 2차대회는 러시아 피겨계가 '천재'로 추켜세운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14, 러시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뚝따미쉐바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니어 그랑프리 6차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7.35점을 기록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본 가루자와에서 열린 4차대회의 우승자는 쇼지 리사였다. 이들의 기량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유망주들과 비교해 기량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12~16세의 성장 과정에 있는 선수들의 앞날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 유망주들의 부상은 여러 가지 원인에서 온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전용 아이스링크의 부재에 있다. 마땅한 전용 링크가 없는 현실은 여러 명의 선수들이 함께 링크를 써야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일정한 공간인 링크에 스케이트를 타는 다수의 선수가 몰리게 되면 충돌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저녁 아이스링크 대관시간도 10시가 넘어가는 늦은 저녁에 이루어지는 현실은 여전히 유망주들의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과 비교해 국내 선수층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풍부한 선수층을 기반으로 활동영역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링크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 획득 국가가 된 한국은 러시아와 일본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들 국가와 비교해 국내 피겨 환경이 단시일 내에 바뀌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린 유망주들이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생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사진 = 김해진, 이호정 (C) 엑스포츠뉴스DB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 (C) 아이스네트워크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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