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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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이의 연예법정] 'PPL 논란' 강민경x한혜연에 분노하는 이유

기사입력 2020.07.18 08:00 / 기사수정 2020.07.18 00:14


[엑스포츠뉴스 최명이 변호사] 연예계 인플루언서들이 유튜브와 SNS에서 협찬·광고 표기 없이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그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보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연일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비연예인들보다 쉽게 큰돈을 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협찬임을 밝히지 않아서가 아니다. 소통을 가장한 돈벌이, 기만당했다는 생각에 분노하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내돈내산’(내가 돈주고 내가 산) 형식의 콘텐츠로 8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슈스스TV’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다비치 멤버 강민경이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

마치 아무런 경제적 대가 없이 자신이 구입하여 잘 사용하고 있는 듯이 제품을 소개하며 정보를 공유했지만 실상은 광고료를 받고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민경은 ‘유튜브 협찬을 받은 부분은 협찬을 받았다고, 광고를 진행한 부분은 광고를 진행했다고 영상의 ’더보기‘란에 모두 표기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구독자는 "피드백이 더 실망스럽다. 본인 스스로가 홍보영상이라는 거 광고라는 거 모르지 않지 않나. 내돈내산, 비브비브 외에도 광고라는 얘기 없이 노출됐던 제품들 통 털어서 지금 다들 속았다는 생각에 얘기하는데 특정 부분만 아니라고 한다. 협찬 받은 모든 제품은 명시해야 한다. 더보기가 아니라요"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구독자 역시 "본인도 당당하지 못하니까 더보기에 숨기듯이 적어놓은 거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강민경은 "콘텐츠의 기획에 맞게, 그리고 광고주와 협의된 내용에 맞게 적절한 광고 표기를 진행했다"면서 "어떠한 위법 행위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강민경의 해명과 설명은 대중이 왜 분노하는지 '제대로' 원인을 분석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시청자들은 편법이나 위법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기만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민경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유튜브는 팬들과의 소통 창구이지 수익창출 목적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유튜브 수익을 기부했다는 영상도 올라온 바 있기에 구독자들은 '앞에서는 기부했다고 하면서 뒤로는 협찬 받고 수익을 챙긴 것'이냐며 황망한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한 구독자는 "일상 브이로그를 PPL로 이용했다면 구독자들 입장에서는 과연 저 일상이 진실일까, 일상을 가장한 철저히 계획된 광고일까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또 PPL 논란이 빚어지며 일전에 강민경이 유튜브 자막 협찬을 구한 것을 두고 물건 하나 소개하며 수천만원씩 받는 사람이 자막 협찬을 구걸한 것이냐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블로그를 통하여 상품을 홍보하는 시대를 넘어 최근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하여 경제적 대가를 표시하지 않은 채 상품을 추천하는 소비자 기만 광고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변화된 소비 환경을 반영하고 기만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을 확정하였고, 2020년 9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경제적 이해관계 공개의 원칙인데 우선 소비자들이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음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 경제적 대가를 받은 표시를 잘 찾을 수 없도록 본문 중간에 끼워 넣거나, 댓글로 작성하면 안 된다. ‘더보기’를 눌러야만 광고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이 지침에 위반된다.

현재 SNS 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Advertisement’, ‘AD’, ‘땡스 투(Thank to)’, ‘PR’,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파트너십(Partnership)’, ‘앰버서더(Ambassador)’, ‘Sponsor’ 등의 언어로 표시하면 안 되고, 경제적 대가를 받았음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명확하게 표시해야한다.

광고 표시를 인식하는 데 있어서 ‘더보기’ 클릭 등 추가적인 행위를 요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여러 해시태그 사이에 광고임을 끼워 넣어 소비자가 이를 인식하기 어렵도록 하면 안 된다. 유튜브처럼 동영상의 경우에는 방송의 일부만을 시청하는 소비자를 위하여 경제적 이해관계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영상 중간마다 반복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기타 개정사항으로 눈여겨볼 것은 유명인이 SNS에 특정 상품·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노출·언급하는 행위도 상품의 추천·보증에 해당할 수 있는 예시로 신설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권익과 관련된 법률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SNS 인플루언서들의 사진이나 게시글이 의도하는 바를 쉽게 포착할 수 있다. 너무 뻔해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인플루언서의 일상생활에 관심이 많고 SNS를 즐겨하는 일반적인 보통의 소비자들은 그것이 진심 어린 소통 내지는 정보공유인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광고인지를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

개정안의 원칙은 간단하다. 대가를 받았다면 광고·협찬임을 잘 보이는 곳에 이해하기 쉽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 경제적 대가를 받았음에도 일상에서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인 듯이 SNS에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기만 광고에 해당한다.

기만 광고를 통하여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소비자들은 1차 피해를 입는다. 인플루언서에게 지급되는 광고료는 결국 소비자의 지갑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광고료는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어 소비자는 2차 피해를 입는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현재 이것이 무한 반복되는 광고 세계에 살고 있고 소비자 피해는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그럼에도 인플루언서들은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간다. 법이 신속하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에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일례로 얼마전 임블리 가족이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650만원이 부과되었다. 상품평이 좋은 후기만 상단에 노출되도록 조작하는 등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내용인데 소비자들은 과태료 650만원이 실화냐며 헛웃음을 짓기도 하였다.

최근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유아인의 발언이 새삼 떠오른다. "또래보다 사치스럽고 호화롭게 사는 인생이라면 응당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 한다."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부와 명예를 당연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책임을 느낀다는 말에 대중들은 멋지다고 찬사를 보냈다.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의 문제이다. 그리고 대중들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다.

글. 최명이 변호사

enter@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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