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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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38)] 시즌 초반, 희비가 엇갈린 선수는?

기사입력 2010.10.02 14:02 / 기사수정 2010.10.02 14:03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2010/11시즌 초반, 몇몇 브라질 선수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유벤투스 소속의 미드필더 펠리피 멜루는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보여준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팬들의 원성을 낳았지만, 시즌 초반 준수한 활약으로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반면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첼시로 이적한 하미레스는 EPL에 적응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AC 밀란 소속의 호나우지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9/10시즌 AC 밀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며 부활 가능성을 알렸던 그는 시즌 초반 기복으로 말미암은 경기력 난조로 슬럼프에 빠졌다. 반면 주제 무리뉴를 만난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소속의 왼쪽 풀백 마르셀루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이들의 현재 활약상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를지도 모른다. 게다가 리그라는 것은 본래 장기적인 마라톤과 같기에 초반 스퍼트를 중시하는 100m 달리기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시즌 초반 행보는 앞으로 열릴 리그에서의 활약상을 전망하는 것에는 큰 도움이 된다. 이에 이번 삼바 토크 38편에서는 주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시즌 초반 행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부진을 이겨낸 멜루와 마르셀루

브라질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펠리피 멜루라는 이름 자체가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멜루는 지난 남아공 월드컵 네덜란드와의 8강에서 경기 자체를 지배하는 우스운 장면을 연출하며 대표팀의 4강 탈락을 이끈 장본인이다. 그는 전반 호비뉴에게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넣어주며 선제 득점을 이끌었지만, 이후 자책골과 퇴장으로 1-2 역전패의 주역이 됐다.

이에 멜루는 한물간 선수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나마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선수 생명을 역전했던 그였기에 이는 당연한 처사였다. 단적인 예로 그는 지난 2009/10시즌 큰 기대를 안고 이적한 유벤투스에서 시즌 내내 부진한 활약을 보여줬고, 이에 전통의 강호 유벤투스는 리그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소속팀에서 부진했어도 대표팀에서는 늘 선전했기에 그의 능력에 대한 의심은 적었지만,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 할 무대에서 최악의 활약상을 펼쳤으니 그에 대한 희망은 팬들의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초반 멜루가 완벽히 달라졌다.

다혈질적인 성격은 그대로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차분해졌고 팀에 녹아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여기에 조력자 알베르토 아퀼라니의 합류로 중원 강화에 큰 힘을 싣고 있다. 멜루는 활동량이 뛰어나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데 능숙한 선수이다. 반면 아퀼라니는 예리한 패스를 통해 공격의 흐름을 풀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중원 싸움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토대로 상대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는 멜루가 공격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아퀼라니를 만났으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는 마르셀루도 마찬가지다.

제2의 카를루스라는 수식어로 레알에 입단한 그는 부족한 수비력으로 공격 상황에서만 위협을 주는 반쪽자리 풀백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시즌 레알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주제 무리뉴를 만나면서 성장하고 있다. 무리뉴는 ‘스페셜 원’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선수들과의 원만한 의사소통으로 팀의 정신력을 더욱 굳건하게 하고, 수비 진용을 제대로 정비한다. 이에 마르셀루는 무리뉴의 주문을 받아 자신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수비력을 왕성한 활동량으로 메우고 있다.

태클과 대인 방어 능력은 부족하지만, 상대 측면 공격수(혹은 미드필더)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면서 공간을 좁혀 공격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기대에 못 미친 호나우지뉴와 하미레스

멜루와 마르셀루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면 호나우지뉴와 하미레스는 반대였다.

우선, 호나우지뉴는 레체와의 리그 첫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잇따른 기복으로 경기의 맥을 끊고 있다. 그의 부진에 대한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둥가호 승선 실패 탓에 잃어버린 동기 부여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합류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지난 시즌 호나우지뉴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 위해 여느 선수보다 더욱 열심히 뛰었다. 이는 곧바로 밀란의 상승세라는 성적을 낳았고, 매 순간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한 선수는 호나우지뉴였다.

그러나 정작 둥가는 호나우지뉴를 대신해 AS 로마에서 부진한 시즌을 보낸 줄리우 바프티스타를 선택했다. 이에 좌절한 호나우지뉴가 목표 의식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는 설도 있지만, 여름휴가를 마치고 나서 재빠르게 전성기에 버금가는 몸으로 돌아왔음을 고려할 때 이는 낭설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의견으로는 즐라탄의 합류가 있다. 즐라탄과 호나우지뉴는 다른 포지션이지만, 비슷한 스타일을 구사한다. 두 선수 모두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유형이지 오프 더 볼에서 강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밀란의 공격 전개가 즐라탄 위주로 돌아가고 있기에 호나우지뉴가 달라진 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 했을 가능성도 있다. 즉, 주연이 아닌 조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벤피카를 떠나 첼시에 입단한 하미레스는 EPL 적응에 애를 먹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 하미레스는 다른 브라질 출신 선수들과 다르게 투박하면서도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주력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신체적 이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EPL 적응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뉴캐슬과의 칼링컵 경기에서 부진하더니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좀처럼 위치를 선점하지 못하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빠른 주력은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하던 카를로스 테베스 앞에서 무용지물이었고 공격의 흐름을 끊으면서 아스널의 데니우손과 리버풀의 루카스 레이바의 전철을 따르지 않느냐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말한 선수와는 달리, 팀에 새롭게 입단한 만큼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지만, 어느덧 대표팀 주전으로 성장한 그이기에 이러한 부진은 브라질과 첼시 모두 악재일 것이다.

[사진= 멜루, 마르셀루, 호나우지뉴, 하미레스 프로필 (C)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첼시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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