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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탈락' 석현준, 그래도 좌절하지 않는다

기사입력 2010.09.28 14:13 / 기사수정 2010.09.28 14:14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보다는 아시안게임에 못 가는 것이 아쉽다."

최근 아시안게임대표팀과 성인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한국의 즐라탄' 석현준(아약스)이 묵묵히 미래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지동원(전남 드래곤즈)과 함께 '박주영을 대체할 장신 스트라이커' 재목으로 지목했던 석현준은 지난달 7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은 다음달 12일에 열리는 한일전을 앞두고 11명의 해외파 각 소속팀에 소집 공문을 발송하면서 석현준은 제외해 대표팀 차출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보다 앞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역시 지난 17일 발표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석현준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현재 석현준은 이번 A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오히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과 함께 초심으로 돌아간 상태다. 석현준 스스로도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말할 정도다.

석현준의 아버지 석종오씨는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석)현준이는 현재 특별훈련을 받고 있다. 아약스에서 특별히 개인코치를 붙여줘 1대1 트레이닝을 통해 달리기 자세 교정, 슈팅 훈련 등을 소화해내고 있다."라며 최근 석현준의 근황을 들려줬다.

석종오씨는 "현준이가 '지난 대표팀 소집 당시 초반에 조광래 감독님의 축구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보다도 초등학교 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던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들인 선배들과 함께 뛰었다는 것 자체에 너무 감격스러워했다."라며 당시 석현준의 마음을 대변했다. 덧붙여 "그런데 그만큼 긴장 들고 주눅도 들었다더라"고 웃었다. 

다만 석현준은 11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은 것을 많이 아쉬워했다고 석종오씨는 전했다.

"현준이가 홍명보 감독님이 평소 자신을 많이 아껴주셨는데,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라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는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더욱더 열심히 뛰고,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하며 독하고 마음먹고 있다"라며 석현준의 아쉬움과 각오를 동시에 전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개인적인 명예도 크지만,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해외무대에서 활동중인 석현준에게 큰 장점이 주어질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을 것이다.

석현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소속팀 아약스의 치열한 주전경쟁으로 인해 아직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아약스는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한국전에서 2골을 넣었던 루이스 수아레스를 비롯해 미랄렘 술래이마니, 무니르 엘 함다위, 플로리안 조제프순 등 포워드 자원이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은 '유망주'에 머물고 있는 석현준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 사실.

더군다나 석현준은 최근 2군 경기에서 다소 억울한 판정 속에서 퇴장을 당하며 2경기 출장 정지를 당해 페예노르트와의 더비전 경험까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또한 29일(한국 시각) 열리는 AC밀란과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석현준은 당장의 결장에 걱정하지 않는다. 토트넘 시절 이영표를 지도했던 마틴 욜 아약스 감독은 석현준에게 직접 "1~2년 후에는 아약스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마라"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최근 퇴장 직후에도 석현준에게 "퇴장 당할 상황이 아니었다. 괜찮다"라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틴 욜 감독은 지난 7월 네덜란드 '파롤'과의 인터뷰에서도 "석현준은 아직 1군에서 활약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면서도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2년 후에는 아약스의 주전을 꿰찰 자질을 지닌 훌륭한 공격수로 성장해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던 바 있다.

석종오 씨 역시 "현준이가 고생을 많이 해서 웬만한 것은 다 이겨낼 것이다. 아들에게도 늘 '잘 하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라며 격려해준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나는 기초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현준이에게 힘든 일을 일찍 겪어보면서 반복되는 실수를 없애고, 알아가는 것이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데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석현준은 한국에 와서도 아침에 '집밥' 대신 시리얼을 챙겨먹고, 항상 보온병을 들고 다니며 따뜻한 차를 마시며 뛰기 좋은 몸상태를 만들 정도로 사소한 것 하나에서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철저히 노력하고 있는 '될성부른 떡잎'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좌절은 그에게 조금의 아픔과 걱정도 남겨주지 않는다. 두려움없이 오직 앞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석현준에게서 미래의 대형 스트라이커의 모습을 발견했다면 과장일까.

[사진 (C) 엑스포츠뉴스DB]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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