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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만능 엔터테이너' 이정현, 테크노 여전사에서 '반도'의 여신으로 [★파헤치기]

기사입력 2020.07.05 11:50 / 기사수정 2020.07.04 07:0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가수 겸 배우 이정현의 활발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1996년 데뷔 이후 가수와 배우 활동을 넘나든 것은 물론 최근 예능 '편스토랑'에서 뛰어난 요리 실력을 자랑하기까지, 연예계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의 다재다능한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19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한 이정현을 더 많은 대중에게 각인시킨 계기는 세기말 테크노 열풍을 일으키며 1999년 신드롬급 인기를 견인한 '와' 활동이었다. 1999년 10월 발표한 1집 앨범 'Let's Go My Star'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이정현은 타이틀곡 '와'를 통해 손가락 마이크와 부채춤 등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후속곡인 '바꿔'까지 독특한 콘셉트를 이어간 이정현은 2000년 2집 '너', 2001년 3집 '미쳐', 2002년 4집 '아리아리'와 2010년 7집 '수상한 남자', 2013년 스페셜 싱글 'V'를 발매하기까지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 무대들로 시선을 모았다.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을 얻은 이정현의 독창적인 무대들은 최근 온라인 상에서 재조명되며 누리꾼 사이에서 '한국의 레이디가가'라는 애정 어린 별칭을 얻기도 했다.


2001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 2008년 '대왕세종' 등 가수 활동과 더불어 브라운관에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간 이정현은 2011년 박찬욱·박찬경 감독의 영화 '파란만장'으로 스크린에 복귀하기까지, 중국 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이정현은 당시 중국 활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던 이유로 "'꽃잎'으로 연기의 맛을 느끼고, 계속 하고 싶었지만 한정적인 역할 제안 때문에 답답함을 느꼈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가수 활동에서 보인 강한 이미지로 인해 드라마와 영화에서 제안 받는 역할들 역시 한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고, 원하지 않던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연기 활동 지속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즈음, 박찬욱·박찬경 감독의 영화 출연 제안이 이정현에게는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됐다.



'파란만장' 이후 2012년 영화 '범죄소년'에 이어 국내 최고 흥행작 '명량'(2014)까지 연이어 출연한 이정현은 그렇게 완벽한 국내 스크린 복귀에 성공했다. '명량'에서는 왜군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은 후 벙어리가 된 화포장의 딸 정씨 여인 역으로 애잔한 감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2015년 SBS 드라마 '떴다! 패밀리'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후, 노개런티로 출연했던 독립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는 이정현의 필모그래피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꽃잎' 이후 20년 만에 만난 자신의 두 번째 원톱 주연작이었던 이 작품에서 이정현은 그저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줄 알았던 수남의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그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20년의 내공을 쌓아온 '배우 이정현'의 진가를 톡톡히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2017년에는 영화 '군함도'로 여름 극장가의 중심에 섰다. '군함도'에서 이정현은 '위안부'로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강인한 여성 오말년 역을 맡아 조선 소녀들의 버팀목이자 정신적 지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그 당시 실제 이들이 겪었을 고통과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36.5kg까지 감량하며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2019년은 배우 이정현과 개인 이정현 모두에게 의미 있던 한 해였다. 지난 해 4월 결혼하며 한 사람의 아내로 인생의 또 다른 페이지를 연 이정현은 같은 해 10월 개봉한 '두번할까요'로 데뷔 후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며 발랄한 에너지를 전했다. 촬영을 마친 후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과 '반도' 촬영까지, 2019년의 이정현의 시간들은 빈틈없이 흘러갔다.


지난 해 12월에는 KBS 2TV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댁의 신혼 일상과 남다른 요리 실력까지 다재다능함을 다시 한 번 뽐냈다. 지난 달 이정현은 '편스토랑'에서 고추참치 비빔면으로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요리 실력을 인정받았다.


영화 촬영 일정으로 프로그램에서는 아쉽게 하차했지만, 자신의 요리 레시피를 담은 책 '이정현의 집밥 레스토랑'을 출간하며 책으로도 계속해서 소통에 나섰다.


최근 출연 확정 소식이 전해진 영화 '리미트'에 이어 오는 15일에는 '반도'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20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일찌감치 높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반도'를 통해 이정현은 데뷔 25년만의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하게 됐다.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반도'에서 이정현은 남다른 생존력과 모성애로 폐허가 된 땅에서 4년 넘게 살아남은 생존자 민정 역으로 여전사의 진면목을 선보일 예정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각 드라마·영화 스틸컷, 서사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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