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12 12:16 / 기사수정 2010.09.12 12:17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많은 기대를 모았던 프로레슬링의 결과가 30여 분의 전파를 탔다.
혹시 경기를 길게 하고 뒷풀이 장면까지 나오진 않을까, 마지막인 모습을 어떻게 편집해서 내보낼까 사람들의 온갖 궁금증이 몰렸던 그 결과. 의외로 그들의 끝은 담담하면서, 정말 진할 정도로 썩 짙지는 않았다.
초반 2:2 태그매치에서 경기를 처음 나온 유재석과 손스타에 비해 정준하와 정형돈은 힘들어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고, 특히 정형돈은 기술을 치고 받아낼 때마다 정말 저것이 연기가 아닌 실제로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무대에서 멤버들은 1년 동안 배워왔던 온갖 기술을 최선을 다해 선보였고 그들이 넘어지고 구르고 아파할 때마다 사람들의 함성 또한 커져갔다. 정말 관중들은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한 것만큼 그들에게 몰입했다.
유재석의 피니시로 경기가 마무리되었을 때 유재석은 쓰러져 있는 정형돈을 다독여 주었다. 그 모습은 이미 김태호 피디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 모습은 레슬링 경기가 끝나고 마무리 될때즈음 그 사진으로 화면을 채웠다. 말하지 않아도 그 장기프로젝트의 끝이 이랬다는 걸 단지 그들의 모습으로 보여주었다.
사실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서는 억지 감동을 주는 편집을 유독 싫어한다. 다른 예능에서는 잘도 써먹는 편집을 무한도전에서 하면 유독 말이 많다.
이번 레슬링편도 사람들의 말이 많았던 것도 이전 편의, 싸이의 연예인 노래가 흐를 때 멤버들이 대기하던 모습을 교차편집했던 장면에서 억지로 감동 코드를 유발한다고 하는 등의 말들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 편 또한 그런 말들이 나왔었다. 끝을 내는 마당에 어떻게 그들의 모습을 보여줄까, 하고 말이다.
레슬링이 끝나고, 화면에 보이는 자막과 음악은 그냥 화면에 담기고 흘러갔다. 멤버들이 경기장에서 소감을 얘기하고, 나중에 한 사람씩 그 기억을 회상하고, 우리는 이렇게 도전을 끝내고 어떤 걸 느꼈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리고 지금까지 보였던 프로레슬링의 모습을 마지막 유재석과 정형돈의 포옹씬으로 마무리하며 그렇게 레슬링은 끝났다.
그리고 바로 지산 락페에서 한 박명수의 게릴라 콘서트가 나오면서 무한도전은 다시 평소의 무한도전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그냥 레슬링이 이렇게 끝났다고 얘기했다. 레슬링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건 멤버들의 입에서 이미 다 나왔고, 그들이 무대에서 마무리를 짓는 모습도 단지 그냥 박수를 쳐주고,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에 환호를 보내주는, 여느 어떤 경기가 끝났을 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마무리했다.
그들은 경기에 최선을 다했고, 관객들은 그걸 보고 그들을 격려하며 박수를 해 주었다. 대단한 것처럼, 큰 성과를 이루어낸 것처럼, 봐달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하지 않고 단지 모든 걸 무사히 끝냈고 이루었다는 것으로 프로레슬링이라는 장기프로젝트는 이렇게, 사람마다 각각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하며 끝났다.
1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게 아니다.
더군다나 몸을 쓰는 일이라면 그 시간이 더 더디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그들은 이 경기 날을 위해 땀을 흘려왔고 몸을 부딪쳐가며 달려왔다. 끝이 안 보일 것 같았던 길은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도달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경기가 최고는 아니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선보였다는 말처럼 그들은 열심히 했고, 끝을 맺었다.
수많은 장기프로젝트를 해온 그들이지만 이번 프로레슬링은 아마 그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조금은 특별한 의미로 마침표를 찍은 추억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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