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상암, 임부근 기자] "축구는 해도해도 끝이 없네요."
성남은 31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막판에 터진 토미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성남은 개막 이후 4경기 무패(2승 2무)를 이어가며 3위로 올라섰다.
경기 막판 결승골을 터뜨린 토미의 활약이 빛났지만, 서울의 파상 공세를 막아낸 김영광의 슈퍼 세이브가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선발 출전해 골키퍼 장갑을 낀 김영광은 전반 42분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은 고요한의 문전 앞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후반 27분엔 고광민이 김진야의 크로스를 쇄도하며 마무리했으나 김영광이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막았다. 2분 뒤에는 스피드를 살린 조영욱의 돌파를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끊어냈다.
김영광은 이날 경기로 K리그 통산 499경기를 소화하며 500경기까지 단 한 경기를 남겨두게 됐다.
김영광은 경기 뒤 "우리 팀이 수비 지역부터 빌드업을 하려고 했는데 서울이 압박을 해서 어려웠다. 그래도 하프타임에 선수들끼리 고비를 넘기면 좋은 찬스가 있을 거라고 얘기했다. 어려움을 잘 넘겨서 이겼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성남은 올 시즌 후반전에 유독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광은 이에 대해서 "체력적으로 준비가 잘 돼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보다 더 많이 뛰는 축구를 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선 잘되지 않았지만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기 때문에 체력 소모도 덜한 것 같다. 체력적인 우위가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수차례 보여준 슈퍼 세이브를 언급하자 '수비수와 호흡'을 먼저 언급했다. 김영광은 "축구를 정말 오랫동안 해 오면서 느낀 건 수비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막을 걸 먹히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호흡이 잘 맞으면 먹힐 것도 막더라"면서 "축구를 하면서 이 부분을 많이 느꼈다. 내가 잘 막은 것도 있지만, 수비수들이 각을 잘 좁혀줘서 선택지가 좁아진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김영광은 김남일 감독, 정경호 코치와 대표팀 시절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그만큼 친숙한 사람들이지만, 프로로서 그런 내색을 전혀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더 조심스러웠다. 김영광은 "지도자와 선수 사이는 다르다. 대표팀에서 생활할 때처럼 언행을 하면 코칭 스태프 입장에서 가장 좋지 않다. 그래서 더 깍듯하게 대하고 있다. 만나면 90도로 인사한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로 생활만 18년째 이어가고 있지만 축구를 배우는 것에는 여전히 끝이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김영광은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놀랐다. 여기서는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전술적으로도 준비가 잘 돼 있었다. '이렇게도 축구를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배우고 있다. 축구를 오래 했지만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38살인데도 몸이 다시 좋아지고 있다. 스스로도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김영광은 이제 K리그 통산 500경기에 단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이에 대해선 "성남 관계자들께 감사하다. 나이가 많아서 팀을 알아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믿어주셨다. 어느새 500경기에 가까워졌는데, '하루하루 후회 없이 안 되면 될 때까지'라는 신념으로 걸어왔다. 지금도 그렇다. 언제 골키퍼 장갑을 벗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전을 앞두고 김남일 감독이 "꼭 이기고 싶다"라고 한 선전포고에 대해 "감독님 성격상 선수들 앞에서 티를 내진 않는다. 그래도 언론을 통해 접했다. 그래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경기 초반 실책성 플레이가 있어서 아차 싶었지만, 감독님께 승리를 드릴 수 있어 기쁘다. 기사를 접하면서 꼭 이기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상승세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언제 끊길지 모르겠지만, 오늘이 고비였다. 서울이 준비를 많이 했다는 걸 느꼈다.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과 이걸 넘기면 상승세를 이어갈 거라고 말했다. 잘 넘겨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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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부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