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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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2009’, 여전히 유니크한 걸그룹 에프엑스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05.27 20:50



에프엑스는 지금으로부터 약 11년전인 2009년에 데뷔한 걸그룹으로, SM에서 내놓은 걸크러쉬 컨셉의 팀이다. 선배 걸그룹 소녀시대가 ‘GEE’로 메가히트를 친 바로 그해에 데뷔한 것.

같은 해에 데뷔한 투애니원이 ‘센 언니’ 계열을 대표하는 걸그룹이라고 한다면, 에프엑스는 어린 소녀들을 겨냥한 ‘틴크러쉬’(틴에이저+걸크러쉬) 컨셉의 원조격 걸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앨범 표지부터 비범했던 팀 에프엑스. 2020년에도 이정도로 비범한 아이돌 앨범 커버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

에프엑스에 대한 평은 초기와 후기가 꽤나 다르다. ‘라차타’, ‘NU ABO', '핫 써머’와 같은 초기 곡들 때는 10대 소녀의 사랑을 독특한 음악과 다소 엉뚱한 언어(ex : 예를 들면 '꿍디꿍디')로 표현하는 팀이라는 평을 들었고, 후기에는 믿고 듣는 ‘평론가들의 아이돌’(같은 회사 샤이니도 많이 들었던 평가인)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에 이름을 올린 앨범 ‘핑크테이프’)

에프엑스의 음악적 성취는 음원사이트 멜론, 출판사 태림스코어와 공동기획으로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에 아이돌 앨범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정규3집 ‘핑크테이프’. 타이틀곡 ‘첫사랑니’)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핑크 테이프’는 대형 기획사의 웰메이드 프로듀싱의 결과이자 순수하게 음악만으로도 앨범 단위의 즐거움을 안긴 야심작이다. 20년 남짓한 한국 아이돌 음악 역사에서 이 정도로 선명한 시금석이 된 앨범은 그리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들국화 1집, 산울림 2집, 이문세 4집처럼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나 다름없는 앨범들에 순위를 부여하는 사업이었으니, 대중가요 중에서도 지극히 상업주의적인 아이돌 앨범이 이 사이에 이름을 올리는 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에프엑스는 그것에 성공했다.

SMP를 한 그룹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대중친화적인 음악을 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그룹. 그럼에도 특유의 매력과 능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과거에 ‘걸그룹 탑은 소녀시대, 그 다음은 우리다’라는 자부심을 가진 에프엑스 팬들의 글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그러한 자신감이 충분히 있을 만 했다. 



(마지막 5인 완전체 앨범이었던 ‘레드라이트’. 고퀄리티 앨범이지만 퀄리티보단 상처와 그리움으로 많이 기억되는 앨범이다)

하지만 이젠 입에도 담기도 조심스러운 여러 일을 겪은 후, 에프엑스는 과거의 팀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4인 체제로 발매했던 ‘4WALLS'가 나온 것도 벌써 5년 전(2015년). 물론 새앨범 발매 가능성이 아예 제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희망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도 엄연히 사실이다.

에프엑스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 우리는 그리움, 어쩔 수 없는 슬픔과 마주하게 된다.

에프엑스 이후 많은 걸그룹들이 틴크러쉬 컨셉으로 세상에 나왔다. 신인 걸그룹 미디어 쇼케이스에 가면 우리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아이들이 있고, 다양한 컨셉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어필하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중 실제로 파괴적인 ‘틴크러쉬’를 보여준 팀은 극히 드물고,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실제로 보여준 아이들도 많지 않다. 다양한 컨셉을 소화할 수 있다는 그 말을 잘 증명해낸 예도 소수.

물론 에프엑스 이후에도 좋은 팀들이 많이 나와 현대의 대중, 그리고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만, 그들의 빈자리는 그대로 존재하며, 채워지지 않았다.

에프엑스의 빈자리가 어떻게 채워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누가 언제 어떻게 채울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것이 가능은 할지.

아마 우리는 앞으로도 그 빈자리를 기억하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본래는 2019년에 쓰려고 했던 이 글을 2020년이 되고도 다섯 달이 더 지나서야 쓴다.



※에프엑스의 영향력.

1)아이돌그룹도 까다로운 대중음악평론가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음악으로 증명한 사례.

2)21세기 케이팝 틴크러쉬 걸그룹의 시초.

3)걸그룹 애칭 ‘N순이’를 탄생시킨 그룹. 에프엑스의 애칭 ‘함순이’(함수+순이)가 이후 탄생한 많은 그룹의 별명에 영향을 끼쳤다.
ex) AOA의 애칭 ‘맴순이’, 에이핑크의 애칭 ‘핑순이’, EXID의 애칭 ‘읷순이’ 등등



이 기자의 플레이리스트


초콜릿 러브(2009)
※초콜릿폰 CM송. 소녀시대도 불렀다.

피노키오(`피노키오` f(x) The 1st 정규 Album / 2011)

Electric Shock(`Electric Shock` The 2nd Mini Album / 2012)

첫사랑니(`Pink Tape` f(x) The 2nd Album / 2013)

스냅샷(`Pink Tape` f(x) The 2nd Album / 2013)

여우같은 내 친구(`Pink Tape` f(x) The 2nd Album / 2013)

레드라이트(The 3rd Album `Red Light` / 2014)

뱉어내(The 3rd Album `Red Light` / 2014)

밀크(The 3rd Album `Red Light` / 2014)

4WALLS(4 Walls - The 4th Album / 2015)



※응답하라2009는 2009년도에 데뷔한 걸그룹들에 대해 간단히 돌이켜 보는 비정기 연재글입니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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