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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왕중왕전] 지방대회 대표 '우리도 우승후보'

기사입력 2010.09.03 07:46 / 기사수정 2010.09.03 07:46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전국 규모의 고교야구 선수권 대회는 크게 ‘메이저급 4대 대회(황금사자기,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와 ‘지방 4대 대회(무등기, 대붕기, 화랑대기, 미추홀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보통 앞선 4개 대회 우승팀을 크게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방 대회 성적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 역시 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고장을 대표하는 대회에서 지역 사회 주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은 법이다.

이 때문일까? 보통 지방 대회에서는 해당 지역의 ‘홈팀’격인 학교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신의 ‘홈’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의지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 4대 지방대회는 대부분 해당 지역 연고 학교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무등기 우승 대표 : 천안 북일고등학교

그러나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무등기 전국 고교야구 대회는 ‘홈팀’격인 광주/호남지역 학교가 단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끈한 타력’을 자랑하는 천안 북일고등학교가 서울 대표 충암고등학교를 제치고 무등기 우승을 차지했다. 이영재(LG 트윈스 지명)를 비롯한 에이스 임규빈 등이 북일고 마운드를 책임졌지만, 이 대회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인 선수는 좌완 송윤준이었다. 대회 MVP에 선정된 송윤준은 이 기세를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이어갔다. 좌완 요원을 찾던 LG 트윈스가 그를 4라운드에서 지명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팀의 4번을 맡고 있는 홍성갑(넥센 히어로즈 지명)을 비롯하여 오준혁(한화 이글스 지명) 역시 프로 지명을 받는 데 성공했다.

다만, 북일고는 ‘메이저급 4대 대회’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김용주(한화 이글스)-김동엽(시카고 컵스) 듀오가 버티고 있던 지난해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일고 다음으로 많은 4명의 선수가 프로에 지명됐다는 사실에 큰 힘을 얻고 있다. 2학년은 외야수 김주현의 상태가 좋다. 화랑대기에서는 팀의 4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또한, 전 한화 이글스 송진우 선수의 아들이기도 한 송우석 역시 장타력에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투수 중에서는 1학년 윤형배가 배짱 있는 투구를 선보이며 눈길을 끈 바 있다.

대붕기 우승 대표 : 대구 상원고등학교

빠른 발을 무기로 하는 대구 상원고가 지난해에 이어 대붕기 2연패를 차지했다. 팀 전력상 2연패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대회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된 ‘주장’ 배진호의 활약과 ‘에이스’ 조무근의 역투가 상원고의 우승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이에 앞서 상원고는 청룡기 대회에서 ‘라이벌’ 덕수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준결승까지 진출한 바 있다.

상원고는 1번부터 9번까지 전원 도루가 가능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상원고 김승관 코치가 ‘러닝’을 많이 강조하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스에 지명된 조원태 역시 팀의 4번을 맡고 있지만, 도루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해에는 김대환(동의대)에 이어 팀의 2번 타자 자리를 맡은 바 있다. 마운드에는 ‘장신 에이스’ 조무근의 존재가 가장 돋보인다. 195cm, 103kg의 당당한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조무근은 빠른 볼과 부드러운 투구 폼을 겸비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연투 능력 또한 빼어나 부상의 위험이 적다는 장점도 안고 있다. 2학년 선수 중에는 투수 오세민을 비롯하여 포수 김종덕, 내야수 박승욱이 좋다.

화랑대기 우승 대표 : 부산고등학교

부산고등학교는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1, 2학년이다. 학년에 관계없이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선수를 선발하는 김민호 감독의 지도 철학 때문이다. 실제로 화랑대기 우승 주역들은 전원 저학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이민호(2학년)를 필두로 우수 투수상을 받은 김희원(1학년), 미기상을 받은 정현(1학년), 수훈상을 받은 박종규(2학년)가 그러한 선수들이다. 그만큼,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기도 하다.

‘주축 투수’들은 전원 1, 2학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이스 이민호는 내년 시즌 드래프트에서 1, 2라운드 지명이 유력할 만큼 상태가 좋다. 볼 끝이 좋고, 연투 능력이 빼어나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특히, 1학년 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는 경험이 가장 큰 무기다. 1학년 김희원을 비롯하여 ‘파워 피처’로 촉망받고 있는 송주은 역시 부산고의 기대주다. 라인업 역시 3학년 진영호를 제외하면 전원 1, 2학년들이다. 2학년 박종규는 청룡기 대회에서 타격상을 받은 바 있으며, 4번 타자 제용진(2학년) 역시 홈런을 뽑아낼 수 있을 만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 김민호 감독은 이들을 이끌고 화랑대기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청룡기 4강에서는 지역 라이벌 경남고와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2-3으로 아깝게 패했던 ‘전례’도 있다. 첫 경기에서 만나게 될 경남고가 두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미추홀기 우승 대표 :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고교야구 왕중왕전 진출팀 가운데 막차를 탄 팀이 제물포고등학교다. 미추홀기 결승전이 가장 늦게 끝났기 때문이었다. 청룡기 준우승에 이어 미추홀기 우승을 차지한 제물포고는 올 시즌 프로 선수를 두 명이나 배출할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다.

좌완 에이스 이현호의 상태가 가장 좋다. 청룡기 감투상을 수상한 이현호는 청소년 국가대표팀으로 선발될 만큼, 빼어난 기량을 자랑한 바 있다. 올 시즌 전면 드래프트에서는 두산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한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그에게 관심을 표명할 만큼, 톡톡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올 시즌 내내 유창식과 함께 고교야구 좌완 듀오를 형성했다.

타선에서는 유재혁의 모습을 지켜볼 만하다.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은 유재혁은 빠른 발과 안정된 수비를 무기로 올 시즌 내내 주목을 받았다. 선배인 이인행, 입단 동기 정상교(대구고)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인재다. 2학년 멤버 중에는 정홍기를 비롯하여 권신일의 활약을 지켜볼 만하다.

※ KBS 초청배 2010 전국 고교야구 왕중왕전 첫날(9월 4일) 경기 일정

제1경기(10:00) - 광주 제일고등학교 vs 서울 휘문고등학교

제2경기(13:00) -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vs 대구고등학교

제3경기(16:00) - 천안 북일고등학교 vs 대구 상원고등학교

제4경기(19:00) - 부산 경남고등학교 vs 부산고등학교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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