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임부근 기자] "돈은 많이 벌겠지만, 선수로서 남는 건 메달과 트로피뿐이다."
해리 케인은 토트넘을 대표하는 스타다. 팀의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했고, 지금은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다. 실력도 뛰어나다.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181골(278경기)을 넣었다. 현재 진행형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도 두 차례나 차지했다.
이제 케인에게 필요한 건 우승 타이틀인데, 토트넘에서 우승 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토트넘은 매 시즌 우승을 위한 투자보다는 적당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정도에서 그친다. 지난해 11월 조제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 뒤 흐름이 바뀌는듯했으나 그대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큰 반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투자는 더 줄어들 것이 유력하다.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이 필요한 토트넘으로선 또 한 번 우승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케인은 여태까지 구단에 대한 애정으로 남아 있었지만, 최근 감정에 변화가 생겼다. 얼마 전 제이미 레드냅과 인터뷰에서 "난 야망이 있는 사람이다. 토트넘이 우승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케인이 없는 토트넘은 상상할 수도 없다. 토트넘 팬들은 당연하겠지만, 프랜차이즈 스타의 가치를 아는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다. 퍼디난드는 스탯츠 퍼폼과 인터뷰를 통해 케인이 토트넘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퍼디난드는 "난 팬으로서 케인이 이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케인이 토트넘에서 은퇴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현실적이어야 한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퍼디난드는 "선수들은 은퇴하면 돈 걱정이 있어선 안 될 정도로 많은 돈을 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하는 단계에 도달하면 '오케이'라고 말한다"라며 "하지만 은퇴하고 경력을 되돌아볼 때 '그래, 난 괜찮았어. 그런데 무엇으로 증명하지? 우승 메달은 어디 있지?'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원하는 건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이 케인의 야망에 맞춰줄 수 있다면, 케인은 오랜 시간 토트넘에 머물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이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케인은 떠날 것이다"라며 "케인은 우승하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나를 비롯한 모두가 케인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승을 원하는 케인의 마음도 이해할 것이다. 그래서 난 토트넘이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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