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핫펠트(HA:TFELT, 예은)가 첫 정규 앨범 '1719'와 함께 스토리북을 발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23일 핫펠트 첫 번째 정규 앨범 '1719(일칠일구)' 발매를 기념해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핫펠트는 데뷔 14년 만에 첫 정규 '1719'를 발매하면서 자전적 이야기를 그만의 문체로 풀어낸 스토리북 '1719(부제: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를 한정 수량으로 발간한다.
핫펠트는 "한동안 음악 작업이 너무 안 되던 시기가 있었다. 어떻게 해도 곡이 나오지 않아서 1년 정도 상담을 받았다. 그때 선생님께서 제 속에 있는 해결되지 않은 감정들이 음악 작업을 막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러면서 글을 써보라고 추천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에는 음악하기도 바쁜데 글을 쓸 여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한 번씩 글을 쓰게 됐는데 점점 치유 받는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주변 분들에게도 읽어봐 달라고 부탁했는데 저와 비슷한 경험을 겪은 분들은 위로 받을 것 같다고 해서 책으로 발간하는데 용기를 얻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핫펠트는 스토리북을 쓰는 과정을 두고 "치유 받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스스로 테라피적인 측면이 강했다. 제 속에 있는 감정들을 도무지 풀어낼 방법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책을 쓰고 퇴고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저도 몰랐던 새로운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전했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만큼 스토리북에는 핫펠트의 가족, 사랑, 꿈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마치 그의 일기장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다. 읽다보면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솔직함의 수위가 높다.
그는 "제가 잘 숨기지 못한다. 숨기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다. 그런데 이걸 직접적으로 얘기를 할 수도 없지 않나. 그래서 글로 쓰는 게 좋았다. 저조차도 마주하기 힘든 이야기들도 있다. 하지만 계속 제 속에 묵혀두다 보니까 외부적인 것들이 꼬이는 것 같았다. 곡이 나왔을 때 듣는 분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제 음악을 진솔하게 들려드리려면 그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게 맞다는 생각에 솔직하게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두려운 부분들도 분명 있어요. 또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각자 기준에 따라 저를 판단하겠죠. 하지만 제가 아무 얘기 하지 않아도 판단 받는 삶을 살고 있는 게 달라지지는 않으니까 글로 썼어요. 가장 제 모습 다울 때 저를 지지하는 분들도 생길 거라 생각했어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미움받지 않기 위해 저를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두렵지만 더 크게 용기를 가진 과정이었어요."
스토리북에는 핫펠트와 독자가 함께 나누는 서약서가 있다. 독자가 본격적으로 스토리북을 읽기 전, 핫펠트의 비밀을 간직하겠다는 내용의 약속을 나누는 의미로 서명을 하게 된다. 이를 두고 핫펠트는 "아무래도 내밀한 얘기다 보니까 정말로 읽고 싶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형식을 갖고 싶었다. 각자 서명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특벼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핫펠트는 이번 스토리북 작업을 통해 글을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됐단다. 다음 책도 쓸 계획이 있는지 묻자 "또 쓰기는 쓸 것 같다"면서 "사실 소설을 쓰고 싶다. 장편 소설도 좋고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쓰고 싶기도 하다. 언제 책을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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