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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도 못하고, 넷플릭스마저 막힌...사면초가에 놓인 '사냥의 시간' [종합]

기사입력 2020.04.09 12:10 / 기사수정 2020.04.09 12:07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행을 선택했던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법원의 상영금지가처분 판단에 10일 예정된 전 세계 공개를 전면 보류했다. 

9일 넷플릭스 측은 엑스포츠뉴스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10일로 예정돼 있던 '사냥의 시간'의 콘텐츠 공개 및 관련 모든 행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추후 소식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사냥의 시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2월 개봉이 연기되자, 지난달 23일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는 공식입장을 통해 "오랜 기다림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전 세계 190개 국에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영화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순수 제작비 90억 원이 들었던 '사냥의 시간'으로서는 어느 정도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넷플릭스가 좋은 대안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해외세일즈사 콘텐츠판다와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며 문제가 생겼다.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처스는 당사와 충분한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고, 3월 중순 공문발송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해지 의사를 전했다"며 "이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는 차선책을 제안하며 이미 해외판매가 완료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 하지만 리틀빅픽처스는 투자사들에게 글로벌 OTT사와 글로벌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알리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만을 누락시켰다"고 밝혔다. 

보도자료를 통해 이중계약을 확인했다는 콘텐츠 판다 측은 "리틀빅픽처스는 극장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해외 영화사들로부터 기존에 체결한 계약을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직접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강행했음을 기사를 통해 확인했다. 이렇게 일방적인 행위로 인해 당사는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해외 영화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단순히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으며, 당사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자체의 신뢰에 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이어 "이미 세일즈가 완료된 극장개봉 국가와 스트리밍 국가를 구분해 진행하거나 당사와 함께 세계 각국의 최선의 개봉시기를 찾아보는 등 사전논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해당 건은 당사를 포함해 해외 영화사들이 확보한 적법한 권리를 무시하고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또한 당사를 포함해 합법적인 계약을 바탕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국내 해외세일즈 회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에 콘텐츠판다는 국제적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리틀빅픽처스와의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리틀빅픽처스 측은 "콘텐츠판다의 이중계약 주장은 허위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천재지변 등에 의한 대행 계약 해지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 전세계 극장이 문을 닫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많은 국내외 관객들을 가장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이 양해를 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배급 대행사인 콘텐츠판다만 일관되게 넷플릭스와의 협상을 중지할 것만을 요구했다. 일반적으로 해외 판권 판매의 경우, 개봉 전에는 계약금 반환 등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곤 한다. 또 천재지변 등의 경우 쌍방에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본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이번 계약은 무리한 해외 판매로 손해를 입을 해외 영화계와 국내외 극장개봉으로 감염 위기를 입을지 모를 관람객과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양사가 소송을 진행하는 사이, 넷플릭스는 '사냥의 시간'의 전 세계 공개를 10일로 확정짓고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돌입했다. 상영을 앞두고 만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고, 오는 10일에는 공개를 앞두고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윤성현 감독,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 온라인 GV 개최를 알렸다. 

그러나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해외세일즈사 콘텐츠판다가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정하며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었다. 

콘텐츠판다 측은 결과가 나온 직후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내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사냥의 시간' 상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만일 (넷플릭스와 리틀빅픽처스가)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해외 상영을 한다면 '간접강제'가 발동돼 리틀빅픽처스가 콘텐츠판다에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판결로 인해 콘텐츠판다에 대한 리틀빅픽처스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역시 효력이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넷플릭스는 국내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사냥의 시간'을 공개할 권리를 잃었다. 공개 전면 보류라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넷플릭스와 '사냥의 시간'이 향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출연한다.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다음은 넷플릭스 '사냥의 시간' 관련 입장 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4월 10일로 예정되어 있던 <사냥의 시간>의 콘텐츠 공개 및 관련 모든 행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추후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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