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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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연상호 작가 "시나리오 건넨 배우들, 이런 게 진짜 있냐고 놀라"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3.13 06:00 / 기사수정 2020.03.13 02:19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천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드라마 작가로 데뷔했다. 지옥', '창', '사이비' 등 애니메이션부터 영화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내던 이야기꾼은 tvN 월화드라마 '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또 다른 세계를 펼쳐내는데 성공했다.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지난달 2일 첫 방송을 시작해 종영을 2회 남기고 있다(12부작).

연상호 작가가 방송 전 "1회를 보신 분들은 2회를 안 보실 수 없다. 속는 셈 치고 1회만 봐 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듯, '방법'은 매 회 충격적이고도 신선한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2.4%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매회 상승세를 기록하더니 지난 10회 분에서 6.6%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또한 드라마 '방법' 이후의 이야기는 일찌감치 영화 제작이 확정됐다. 

다음은 코로나19 여파로 서면으로 주고 받은 엑스포츠뉴스와 연상호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10회 방송에서 최고시청률 6%를 기록했다. 목표 시청률이 3%였는데 뜨거운 반응 실감하나. '방법'의 어떤 부분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처음 tvN 월화드라마로 편성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연 월화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이걸 볼까?’ 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첫 방송 때도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의 작품을 내놓자’는 마음이었다. 지금의 시청률 상승세에 어안이 벙벙하다. 드라마 업계에서 장르 드라마는 이제 시작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고무적인 상황에서 ‘방법이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되는데..’라는 불안함이 있었다. 제발회 때도 이야기했지만 3%만 나와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시청률은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결과이며 지금의 시청률이 너무나 고맙다. '방법'은 오컬트 드라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사는 사회 이야기다. 시청자분들이 이 이야기를 아주 먼 생뚱맞은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사는 사회 이야기라고 공감해주셨기 때문에 지금의 시청률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척 감사한 상황이다.

Q. '방법'이라는 소재가 굉장히 독특하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어떤 계기로 구체화시키게 됐나. 

어렸을 때 할머니와 같이 살아서인지 나에게는 ‘방법’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단어는 아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전래동화 같은 내용에서 물건을 훔쳐간 아이를 겁주어 자백하게 하려고 ‘방법’을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다. 또한 어렸을 때 봤던 사극에서도 ‘방법’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나왔던 기억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 기억에 남는 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에서 ‘손발이 오그라진다’라는 단어가 흥미로웠다. ‘손발이 오그라지는 건 어떤 걸까?’ 상상이 잘 되지 않아서 그 단어에 흥미를 가졌던 것 같다. 이후 여러가지 소재를 생각할 때 ‘방법’이라는 소재가 가장 흥미를 끌었다. 오히려 드라마를 쓰려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그 의미가 잘 나오지 않아 의아했었다. 아무튼 드라마를 쓰면서 무속과 오컬트 그리고 추리형식과 히어로를 섞은 좀 독특한 장르의 드라마를 쓰고 싶었는데 마침 ‘방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아이템을 생각할 때 이렇게 ‘제목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맞춤이다’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방법’이 나에게는 그랬다.

Q. 기괴하게 몸을 꼬면서 사망하는 최병모(1회)와 조민수(8회)의 방법 엔딩이 큰 화제를 낳았다. 이 장면은 어떻게 완성됐나. 

1화의 최병모 배우가 만들어주신 엔딩은 기획초기 단계부터 고민이었다. 극본에는 말 그대로 ‘사지가 뒤틀려 기묘한 모습으로 죽어있다’ 였다. 글을 쓰고서도 ‘어떻게 구현이 될까?’ 궁금했던 장면이다. 김용완 감독과 안무를 맡은 전영 안무가 그리고 CG팀, 특수효과 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라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김용완 감독이 여러 가지 오컬트 영화들의 레퍼런스를 갖고 왔고 전영 안무가도 동작들의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

Q. 15세 관람가인데 '방법' 되는 과정이 다소 충격적이라는 평이 있다. 이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드라마에서 허용되는 수위가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했다. 나도 김용완 감독도 드라마 작업이 처음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수위가 적당한가를 두고 드라마 경험이 많은 스튜디오 드래곤의 장정도 CP와 회의를 많이 했다. 너무 넘쳐도 안되고, 너무 모자라면 힘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그 지점을 찾으려고 제작사와 제작진 그리고 채널과도 회의를 많이 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Q. '방법'이라는 소재를 처음 접한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나. 

대부분의 반응은 ‘이런 게 진짜 있어요?’였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대본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이미 그때부터 ‘소재적인 면에서 흥미를 끌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아예 ‘이건 말이 안 돼’도 아니고 너무 당연한 것도 아닐뿐더러 ‘이런 게 진짜 있을 수도 있다’란 느낌이 든다는 거니까. 소재를 찾을 때는 너무 당연한 것도 아니고 너무 황당한 것도 아닌 ‘진짜 있을 수도 있겠다’란 느낌의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Q. 연상호 작가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그 이유는?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드라마의 주인공인 임진희(엄지원 분)다. 사실 임진희는 다른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에 비해 평범한 인물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시청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만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와 같은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기괴하고 초인적인 상황들이 다른 초인적인 능력이나 기괴한 사건들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이 이야기를 시청자와 함께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성격이나 설정이 센 캐릭터보다 오히려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부산행'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쓰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히려 평범한 경우가 많다. 주인공이 관객이나 시청자의 관점에서 어떤 일들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대중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엄지원 배우가 그런 부분을 잘 연기해줬다. '방법'의 시리즈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시리즈 모두 임진희라고 하는 우리와 같은, 우리처럼 고민하고 우리처럼 결단하는 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것을 놓치고 싶지는 않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tv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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