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코치보다 선수가 빛나야 안 되겠습니까. 그리고 저보다 더 열심히 하는 코치도 많이 계시고…. 그래서 인터뷰 잘 안 할라캅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용훈 퓨처스 투수코치는 최근 경남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투수조에게 어딘가 흥미로워 보이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튿날 비가 쏟아져도 실내 훈련장에서 조시 헤르젠버그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와 함께 형형색색 공을 던지게 했다.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센터에서 익혀 온 훈련법이었고, 무게가 각기 다른 웨이티드 볼을 던지게 해 구속 등 퍼포먼스 향상을 노렸다. 이 코치는 "그 색깔 공은 위쪽을 맞혀야 한다", "그걸 던질 때도 폼을 이렇게 하라"며 상세히 알려 줬다.
■ "그게 제가 간 이유죠"
이 코치는 지난달 29일 한승혁, 윤성빈, 이승헌, 최하늘 투수 4명과 같이 미국 워싱턴으로 가 훈련법을 익혀 왔다. 짧은 기간이었고, 많은 인원이 갈 수 없었으니 이 코치는 더욱 완벽히 배울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을 100% 습득해서 훈련법의 목적과 방향성을 깨우쳐야 했다. 2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곳 상동에서 우리 선수에게 가르쳐야 하니까. 그게 나와 헤르젠버그의 역할이다."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센터는 첨단 장비를 써 데이터 기반으로 투수 퍼포먼스 트레이닝과 컨디셔닝을 진행한다. 이 코치는 "미국 야구는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과학적 야구이지 않나. 현재 미국에서 타자는 배트 스피드, 투수는 구속이 중요해졌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곳에서 다양한 자료를 보면서 훈련을 병행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강하게, 무엇보다 안 아프고 오래 던질 수 있으리라 봤다"며 "미국 야구를 보다 보니 불과 몇 개월 새 많은 일이 일어난다. 흐름을 고려해 가며 공부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용훈 코치론
이 코치는 느낌이나 감보다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선수에게 납득 가능한 설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다. 유튜브며 여러 검색 채널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옳고 그름, 그보다 더 깊이 있는 설명까지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안 될 때면 '내가 코치로서 유니폼 입을 자격이 있나' 되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또 "그저 조금이나마 영향을 줘 선수가 성장했다면, 코치로서 역량은 다했다고 본다. 그러려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을 것이다. 또, 코치 간 합도 분명 중요하다. 여러 코치끼리 체계를 한 쪽으로 구축해 놨고, 선수와 혼돈 없이 소통할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합리적 야구를 추구하는 이 코치여도 "인격적 교육"이 가장 근간이 된다고 말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겠나. 올 비시즌 동안 안 좋은 이슈가 많았다. '사람 잘 안 바뀐다' 말해도 나는 사람 대 사람으로 인격적 교육이 이뤄졌을 때 얼마든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소통이 가장 중요할 텐데, 사실 10명 중 1명만 바뀌어도 큰 성공일 것이다."
■ 2020 롯데 퓨처스 마운드는
무엇보다 1군과 퓨처스 팀 간 소통이 중요하다. 연계가 돼야 1군 무대에서 자연스레 공백을 채우고, 또 기용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안 생긴다. 이 코치는 "노병오 투수코치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는데, 서로 진행 상황을 문제 없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1군 선수로 성장하는 게 1년 중 1명 나오는 것조차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올 퓨처스 팀은 예년과 달리 정확한 포지션을 정해 둘 방침이다. 선수마다 알맞는 보직이나 색깔이 어떤지 명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게 도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코치는 또 "시행착오가 있을지 모른다. 다만, 방향은 본인 위치를 찾을 수 있게 설정해 놨다"며 "(각자 색깔을 찾는 데 있어) 본인 모양대로 했으면 좋겠다. 예컨대 '나는 동그라미인데 억지로 마름모꼴로 맞춘다' 그렇게 자신의 것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코치는 스타가 돼서는 안 된다. 선수가 스타가 돼야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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