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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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훈 "바른 사람·좋은 남편·아빠 되고파…아들 이름으로 기부도"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1.31 09:11 / 기사수정 2020.01.31 09:1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이제는 가수 뒤에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 SG 워너비 이석훈 이야기다. 진한 감성 보컬과 매력적인 보이스를 자랑하는 이석훈은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그동안 보여준 것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발산한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중인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담는다.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조명한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 L’ Homme qui rit'(1869)가 원작으로 2018년 초연 후 올해 재연 중이다.

이석훈은 트레이드마크가 된 안경을 벗고 조커를 연상하는 파격적인 분장을 한 채 무대에 오른다. 3시간 동안 그윈플렌의 희로애락을 따라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존재감을 발산한다.

“'킹키부츠' 찰리는 분장이 아예 없었고 ‘광화문 연가’도 일반 분장을 했어요. 일단 저는 대부분 남성들처럼 샵에 오래 앉아 있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특수 분장과 의상까지 다하면 1시간이 걸리는데 괴롭더라고요. 그윈플렌은 머리를 길게 표현하고 싶어서 피스도 붙여요. 하지만 변해있는 저를 보면 그때부터 희열이 올라와요. 변신하는 것 같거든요. 

'이석훈이 이런 사람인지 몰랐다'라는 얘기를 들어서 너무 통쾌하고 기분이 좋아요. 이석훈을 본 게 아니라 그윈플렌을 본 거니까요. ‘웃는 남자’ 넘버의 경우 여러분이 아는 가수 이석훈이 안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관객의 뒤통수를 때리겠다는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와 장난 아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잘했나보다 싶어 기분이 좋아요.”

입이 찢어진 어린 그윈플렌은 매서운 눈보라를 헤매다 아기를 발견하고 데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를 아버지 삼아 사는 두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조시아나 여공작의 유혹을 받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겠다며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나 결국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다.


"한 작품 안에 주인공의 희로애락, 기승전결이 담겨있고 여정을 따라가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했다고 해서 ‘이래서 넘버가 좋은 거야? 버릴 넘버가 없네’라는 생각도 들었죠. 잘 안 되면 속상하고 화내고 타고난 재능이 왜 이거밖에 안 될까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은 연습할 때 안 즐거웠던 적이 없어요. 귀여움, 재밌는, 진지한, 화내는 면까지 다 잘 보이고 들리게 해주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야 넘버 ‘웃는남자’를 부를 때 쌓인 게 팍 터질 수 있거든요. 왜 경들에게 ‘그 눈을 떠’를 외치고 마지막에 클랜찰리 공작이 왜 미쳐서 ‘웃는 남자’를 부르는지의 과정에 대해 완벽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죠. 

'킹키부츠’, ‘광화문연가’에 이어 ‘웃는 남자’까지 뮤지컬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색안경을 깨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킹키부츠’로 너무 좋은 작품을 하게 돼 꿈같았고 ‘광화문연가’는 이석훈과 너무 다른 연기를 해서 좋았어요. ‘웃는 남자’는 꿈이었어요. 뮤지컬 배우로서 작은 역사의 큰 복선이라고 말해도 될까요. 큰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믿고 듣는 배우라는 타이틀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고 듣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가수 쪽에서 와서 색안경이 있을 거고 잘해도 반신반의할 거라는 생각이 늘 있어요. 빨리 깨는 게 숙제에요.

앞으로 좋은 작품은 다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을 하면서 많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인정하는 선까지 안 왔기 때문에 노래 레슨도 받고 무던히 연습하고 있어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석훈이니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캐스트 보고 고민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요. 오래 걸릴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빨리 줄여보려고요. 

'웃는 남자’로 새해 활동을 의미 있게 출발한 이석훈에게 2020년에 이루고 싶은 꿈을 물었다. 답은 의외로 소박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거란다. 아들을 얻은 뒤에는 아들을 위해 직접 작사 작곡한 곡 ‘너였구나’의 음원 수익금을 소아, 유아 환자를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개인적으로 꿈이에요. 너무 부족한 사람인걸 알고 있어요. 바보는 지능이 떨어져서 바보가 아니라 후회할 짓을 많이 하는 사람이 바보라고 생각해요. 바른 사람이 되고 한 가정의 남편과 아빠로서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목표에요.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늘 배려하고 감사할 줄 알고 가족이 우선이고 귀한 줄 알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게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전부터 기부를 하고 있긴 했지만 아이가 태어나고는 아이 이름으로 기부를 시작했어요. 나쁘게 살지 않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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