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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피쉬' 박호산 "무대는 고향, 동료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꿈"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0.01.29 10:30 / 기사수정 2020.01.29 10:4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뮤지컬 ‘빅 피쉬’에서 에드워드 블룸 역할을 맡은 배우 박호산, 남경주, 손준호는 3인 3색의 개성을 보여준다. 박호산은 에드워드의 10대부터 70대까지를 연기하면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중인 ‘빅 피쉬’는 가족을 위해 위대해질 수밖에 없었던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의 과거와 현재, 상상을 오가는 이야기다. 다니엘 월러스의 원작 소설(1998)은 물론 팀 버튼 감독의 영화(2003)로도 잘 알려졌다. 뮤지컬로는 2013년 브로드웨이, 2017년 웨스트엔드에서 선보였다.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해 새로운 버전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한국 초연하고 있다.

박호산은 “연세대 성악과를 나온 우리 (손)준호와 30년 뮤지컬만 한 남경주 선배님에 비하면 (넘버 소화는) 세발의 발톱”이라며 겸손해했다. 

“뮤지컬은 음악적인 것도 있지만 다행히 대사나 연기력도 있잖아요. 안 되는 걸 되게 하려 하지 말고 되는 걸 극대화하자가 제 전략이에요. 솔직하게 하고 싶어요. 노래를 훌륭하게 잘하는 척하고 싶지는 않아요.‘수선화’를 부를 때도 마지막에는 죽을 것 같이 힘든데 기술을 붙이고 싶지 않더라고요. 힘들면 정말 힘들게 할 때 감동이 간다고 생각해 기죽지는 않기로 했어요. 준호가 많이 도와줬어요. 박자가 너무 어려워서 MR만 듣고는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준호가 녹음 파일을 보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박호산은 윌 역할을 맡은 이창용, 김성철과 부자 케미를 발산한다. 에드워드의 아들인 윌은 사실을 추구하는 기자다. 한때는 아버지를 우상으로 여기며 자라왔지만 줄곧 허풍만 늘어놓는 아버지에게 의구심을 품고 진실을 찾아가려는 캐릭터다.

“저는 윌과의 관계에 주목해서 연기해요. 에드워드를 맡은 배우들이 다른 것처럼 윌도 달라요. (김)성철은 매체를 많이 했고 (이)창용이는 공연계에서 잔뼈가 굵어요. 뭐가 더 좋다가 아닌 기술, 연기 방법이 달라요. 슈베르트와 모차르트 중에 누가 더 잘하냐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두 사람은 아예 다른 아들 같아요. 성철은 좀 더 냉정하고 아버지 꼭대기 위에 있어요. 창용이는 아버지를 안타까워하고 안쓰러워해요. 성철이는 감정의 낙차가 크고 창용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아설 때의 느낌이 달라요.”


마녀, 늑대 인간, 거인 이야기 뒤에 숨은 진실이 드러난다.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려 했던 윌이 비로소 에드워드를 이해하면서 감동이 밀려온다. 에드워드의 친구들은 강으로 표현된 에드워드의 인생의 굽이에서 그를 배웅한다. 에드워드는 큰 물고기(빅 피쉬)가 돼 강을 헤엄쳐간다.

“에드워드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함께한 많은 사람을 전부 만나면서 끝나잖아요. 내 인생의 마지막에도 나름의 강가가 있어서 제가 그동안 맡은 배역들이 나와 있으면 좋겠어요.”

박호산은 최근 ‘쌉니다 천리마마트’ 등 안방에서 활약했다. 1996년 뮤지컬 '겨울 나그네'로 데뷔, 공연계 베테랑인 그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문래동 카이스트 역할을 맡아 단번에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나의 아저씨’, ‘무법변호사’, ‘조선혼담공작소’, ‘나쁜형사’ 등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그러면서도 무대 연기도 놓지 않으려고 한다. 

박호산은 “무대에서 수혈한다. 교정센터 느낌이다. 사람 돼서 나간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방송을 하면 작품 외적으로 치열한 게 참 많거든요. 외국 도시에 살다가 고향에 와서 집밥을 먹으면서 새롭게 다짐하는 느낌에요. 아직도 매체보단 익숙하고 편안하고 이곳의 작업방식이 더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체에 가면 배우들은 정말 배우인데 무대에서는 예술가일 수 있으니까. 매체에서는 오케이가 한번 떨어지면 다시 해볼 여지가 없고 나중에 방영돼서야 작품 전체에서 배우들이 어디까지 있는지 알게 돼요. 반면 공연은 매일 체크할 수 있고 내일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어 좋아요.”

우리나이로 49살, 어느덧 중년 배우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런 박호산의 궁극적인 꿈은 지금처럼 배우의 길을 걷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동료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는 거다.

“어릴 때 꿈은 배우였고 배우가 된 다음에는 작품을 안 끊기고 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게 되고 나서는 이걸로 먹고 살만하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집까지 사고 먹고 살만해졌으니 다음 꿈을 꾸면 양심이 없는 거예요. (웃음) 이렇게만 가도 감사해요. 지금처럼만 사고 없이 실수하지 않고 정의롭고 올바르게 가면 좋겠어요. 더불어 관객에게 인정받는 것도 의미 있지만 동료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동료 선후배들이 잘한다, 잘봤다, 다음 시즌은 언제냐, 나도 하고 싶다라고 할 때 참 좋아요. 최고의 극찬이에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라이트하우스,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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