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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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에이전트] ④ 이적이 꼬이면 어떻게 하지

기사입력 2010.07.16 16:07 / 기사수정 2010.07.27 14:52

전유제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유제 기자] 에이전트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바로 선수들을 더 좋은 팀으로 이적시켜 돈과 명예를 안겨다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이 구단 저 구단 뛰어다니며 조금이라도 선수를 인정해 주는 팀을 찾아다니죠.

그러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이적이 이루어지고 여러가지 상황이 오가면서 에이전트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이적이 마음먹은 만큼 풀리지 않고 항상 꼬이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FIFA 에서는 선수 이적에 관한 분쟁 조정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Dispute Resolution Chamber (DRC)가 그 주인공입니다.

DRC란?

위에 언급한 대로 DRC란 에이전트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선수들의 이적이 꼬이면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고 선수 인생을 망칠 수도 있을만큼 위험합니다.

이에 FIFA는 DRC를 두어 선수 이적에 대한 분쟁, 계약 파기에 대한 분쟁, 훈련 보상금, 연대 보상금 등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있도록 도와주는 기구입니다.



대표적인 사례 - 가엘 카쿠타(첼시)

프랑스의 신예 가엘 카쿠타는 선수 생활에 치명적인 위기를 맞았습니다. 카쿠타의 에이전트는 프랑스의 랑스에서 잉글랜드의 첼시로 이적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랑스 입장에서 첼시가 카쿠타를 영입하기 위해 중도 계약 파기하도록 유도했다며 FIFA에 첼시를 고소한 것입니다.

선수 에이전트 규정 22조에의하면 "선수 영입을 하기 위해서는 중도 계약 파기 유도하는 어떠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랑스는 DRC로 이 사건을 넘겼고 결국DRC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009년 8월 27일 판결에서 DRC는 랑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DRC는 당사자인 카쿠타에게 4개월 출전 금지라는 징계를 내렸고 해당 구단인 첼시에는 향후 2년간(2011년 1월까지) 이적 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할 수 없도록 판결을 내렸다. 후에 첼시는 무혐의(CAS 판결)로 풀렸지만 카쿠타와 첼시, 양측 모두 중징계를 당하며축구판에서의 선수 이적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DRC "8주 뒤에 뵙겠습니다"

이혼 위기에 처한 한 쌍의 부부의 사연을 그린 'KBS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유행어 중 하나는 바로 "4주 뒤에 뵙겠습니다" 입니다. 그러나 DRC는 4주가아닌 8주, 즉 2달 뒤에 최종 판결을 내립니다.

DRC 판결의 비용은 전액 무료이며 소송 이후 60일 이내에 판결이 납니다. 그러나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너무 오래된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는 점이죠. 이에 DRC는 2년이라는 시간을 정해 뒀습니다. 분쟁이 일어난 일로부터 2년까지의 일만 소송을 받으며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DRC 판결문을 보면 이와 같습니다.

먼저, 첫 장에 판결을 내린 의장과 의원들의 이름을 밝히며 투명성을 보장합니다. 그리고 양측을 소개하고 피고, 원고 뚜렷이 명시합니다. 분쟁이 일어난 사실들을 설명해 준 뒤 최종적으로 판결과 그에 따른 근거를 명시합니다.

이러한 DRC 판결문은 FIFA 홈페이지(http://www.fifa.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에이전트에게 굉장히 유용한 자료로 이용됩니다.


사람과 사람이부딪치는 가운데 낀 에이전트는 이러한 판결을 잘 알고 있다면 융통성 있게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년 2번(한국은 1번) 치러지는 에이전트 시험에서는 DRC의 사례가 좋은 공부가 됩니다.

실제로 국내 한 에이전트는 "시험 유형과 DRC 판결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에이전트 공부를 하고 DRC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적용해보는방법은 굉장히 유용한 공부 방법 중 하나이다"고 밝혔다.

DRC에서 패소 측은 대법원 격인 스포츠중재재판소 (CAS)에 항소할 수 있으며 CAS에서 결정된 내용에 대해서는 번복도, 항의도 할 수 없습니다. 카쿠타 문제로 랑스에 패한 첼시는 CAS에 항소해 무혐의로 풀어 난 것이죠.

이상으로 DRC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축구를 단순히 보는 입장에서 접했던 분이라면 굉장히 생소하고 어려운 부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로 뛰는 에이전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DRC는 없어서는 안 되는 기구입니다.

DRC의 흐름과 내용은 에이전트 생활을 하면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실제로 꾸준히 판결문을 읽어 보는 에이전트도 있습니다.

이렇게 에이전트들은 자기 선수들을 위해 헌신합니다. 그러나 에이전트도 사람이라 욕심을 부리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한 선수를 놓고 에이전트끼리 분쟁이일어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피파에서는 PSC라는 기구를 두었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PSC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카쿠타와  DRC 판결문의 첫 페이지(2005.9) ⓒ FIFA 홈페이지 캡쳐]


 



전유제 기자 magi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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