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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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개봉②] 이병헌 "실존 인물 연기, 개인 감정 담지 않으려 노력" (인터뷰)

기사입력 2020.01.22 13:50 / 기사수정 2020.01.22 10:59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이병헌이 실존 인물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22일 개봉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1979년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꾼 사건인 10.26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재현했다. 

이병헌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다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맞게 되는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극중 김규평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실존 인물 김재규를 영화화한 캐릭터다.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근현대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을 다룬 이야기의 힘과 캐릭터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시나리오가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밝히며 "영화가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는 만큼 내 개인적인 감정과 생각을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촬영 내내 시나리오 속 인물의 이야기에 몰입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다수의 영상 자료부터 문건, TV 다큐멘터리 들을 모두 섭렵하며 실존 인물을 고증하려고 애썼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이병헌은 "유족 접촉은 없었다. 대신 정말 많은 자료들을 찾아봤다. 또 두 다리 정도 건너서 직간접적으로 그분들과 함께 일을 했거나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의 조언을 직접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극중 김규평이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마다 머리를 매만지는 행동에는 "실존 인물의 법정 모습에서 참고했다. 원래는 머리카락 한 톨 내려오지 않는 포마드 스타일의 사람인데 영상 속 그는 오랜 수감 생활로 머리가 자랐고,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바르지 못한 머리카락이 계속 내려오자 예민한 느낌으로 쓸어올린다. 곽실장(이희준)과 격하게 싸운 뒤라든지 자신을 도청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조금은 신경질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 머리를 매만지는 행동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2인자 김규평이 1인자 박통에게 총을 겨눌 수밖에 없었던 극적인 상황을 인물들 간의 치닫는 대립으로 표현했다. 특히 충직함 그 자체였던 김규평이 달라지는 미묘한 심리 변화는 영화를 재밌게 보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병헌의 클로즈업 연기가 감탄을 자아내는 이유다. 

이병헌은 "김규평은 보는 사람이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감정을 꾹 누르는 사람이다. 그러다 활화산처럼 터지는 지점이 두 군데 정도 나온다. 연기를 하면서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자기를 억누르고 자제하다 보면 터지는 감정이 나올 수 있겠구나 싶더라. 이 인물을 연기하는 매력이 아니었나 싶다. 또 마지막 감정은 무의 상태, 혼돈의 끝이라고 봤다. 결심을 하고 쭉 달려가는데 김규평의 심리는 굉장히 패닉의 상태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가장 드라마틱했던 정치적인 사건을 다루면서도 철저하게 정치색을 지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이병헌은 "우리끼리는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실제로 직장 내에서 충성 경쟁을 하거나 1인자와 2인자가 갈등하는 일이 많지 않나. 직장에서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 인물의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병헌은 "역사의 미스터리는 영화에서도 미스터리로 남겨 뒀다. 우리가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변치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다. 그래서 '남산의 부장들'은 영화가 끝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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