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손재곤 감독이 2010년 '이층의 악당' 이후 10년 만에 새 영화 '해치지않아'로 돌아와 관객들을 만났다.
15일 개봉한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 HUN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손재곤 감독은 "오랜만에 돌아왔다"는 인사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 사이 시스템이 더 전문화되고 분업화, 체계화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제작 시스템이 커졌더라고요. 제작 환경이 더 나아졌기 때문에 더 좋은 것도 있고, 대신 감독을 비롯한 각 파트가 더 전문적인 준비를 요구를 더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은 좀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라고 운을 뗐다.
"즐겁고 힘든 일 모두 있었죠. 돌아볼 때 무사히 끝마치게 됐으니, 다행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라고 말을 이은 손재곤 감독은 "원작 웹툰은 에피소드들,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더 많죠. 원작을 다 담으려면 두 시간짜리의 영화보다는 TV 드라마가 더 적합할 수도 있을 것이에요. 압축하되, 메인 플롯인 동물 탈을 쓰게 되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다채롭게 펼쳐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죠"라고 설명했다.
또 "저희 영화가 아주 사실주의 영화는 아니지만, 웹툰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설정들이 특이하고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신경썼어요. 코미디 장르 내에서 실사 영화로 바꿨을 때의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탈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카메라 위치와 배우들의 연기스타일까지, 여러 방법을 동원했죠"라고 말을 이었다.
유쾌한 이미지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됐던 안재홍의 다양한 얼굴, 전여빈의 재발견, 김성오의 유쾌함, 박영규의 반가운 스크린 복귀를 이끌어 낸 것에도 손재곤 감독의 공이 컸다.
손재곤 감독은 "안재홍 씨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미지가 재밌고 친근하다는 것이잖아요. 우리 영화에도 당연히 그런 이미지가 필요했지만, 절박하면서도 예민하고, 나름대로의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그런 면도 필요했거든요.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안재홍 씨의 모습을 본 적 있는데, 예민하고 섬세한 부분이 있더라고요"라고 전하며 안재홍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고 얘기했다.
또 "감독에게는 새로운 배우를 발굴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죠.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영화에서는 관객들의 이입을 위해서 알려진 스타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도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조금의 신선한 변화를 주기 위해서 잘 알려진 배우들과 새로운 배우들을 조화롭게 캐스팅해보고 싶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
2006년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로맨스·스릴러, 코미디를 넘나드는 독특한 장르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손재곤 감독은 '해치지않아'로 유머와 드라마를 아우르며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손재곤 감독은 "상황이 달라지는 변수들을 늘 예측할 수가 없잖아요, 그 때 그 때의 상황들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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