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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가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0.06.30 16:34 / 기사수정 2010.06.30 16:3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원정 첫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대한민국의 다음 목표는 2011 아시안컵 우승이다.

29일,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나'는 질문에 "지금 현재는 4년 뒤 월드컵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당장 닥친 아시안컵이 우선이다."라며 아시안컵의 중요성을 언급, 아시안컵 우승 목표가 다시금 축구팬들의 화제에 올랐다.

아시안컵은 월드컵과 같은 축구 국가대항전이다. 다만 월드컵과 다른 점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속한 국가들로 그 영역이 줄어드는 것 뿐이다. 4년에 한번 씩 개최되는 아시안컵은 2011년 1월 7일에 카타르에서 개막하며, 우리나라는 호주, 바레인, 인도와 C조에 속했다. 조별예선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 단판 승부로 우승을 가린다.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은 물론, 2002년 4강, 2010년 16강에 오르는 등 아시아 축구의 리더로서 군림해왔다. 프로축구에서도 대한민국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2009년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비롯해 대륙별 클럽 챔피언이 참가하는 2009 FIFA클럽월드컵에서 FC바르셀로나와 에스투디안테스에 이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 AFC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K-리그 4팀이 오르면서 아시아 최강의 위치를 지켜나가고 있다.

그러나 유독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56년 초대 아시안컵에서 챔피언에 올랐던 한국은 1960년 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후 대한민국은 3번의 준우승 외에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나쁜 기억이 더 많다. 1996년에는 이란을 상대로 2-6의 참패를 당했고, 2007년 아시안컵에서도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이라크의 '침대 축구'에 덜미를 잡히며 3위에 그쳤다.

한국축구가 이처럼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유는 그동안 월드컵과 올림픽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04년 대회까지는 아시안컵이 올림픽과 같은 기간에 열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유럽피언 챔피언십(유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없는 월드컵'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고, 1월에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개최기간 동안 클럽들의 주요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느라 유럽프로축구리그를 마비시킬 정도다. 해외에서도 그 나라 축구 실력의 척도로서 월드컵만큼이나 대륙별 챔피언십을 중요시한다

일본이 2000년대에만 두 번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등 총 3번의 우승을 차지하자 해외에서 일본을 아시아 최강자로 여긴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대륙별 챔피언십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아시아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겐 2011년 아시안컵 우승이 반드시 필요하다.




상황은 좋다.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 남아공월드컵 16강의 주역들이 건재하다. '역대 최강'이란 평가까지 받는 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안컵 우승 확률이 높다.

세대교체의 측면에서도 아시안컵은 준비하는 과정부터 중요하다. 더군다나 아시안컵 이후에 대표팀은 곧바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대표팀은 8월 11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9월 8일 이란, 12일 일본 등 세 차례 평가전을 통해 아시안컵에 대비한다. 이때부터 이승렬, 구자철, 김보경, 신형민 등 기존에 발탁했던 신예들 외에도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유병수, 문기한, 하대성, 서정진, 최철순 등 새로운 얼굴이 발굴될 것이다. 2010년 월드컵을 앞두고 '쌍용' 이청용-기성용의 발굴이 결정적이었듯이, 신예들의 등장과 활약은 대표팀 전력 상승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아시안컵 우승 여부는 이러한 세대교체 시험의 초기 평가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한국 선수들이 그만큼 역시 해외 스카우트들에도 많이 노출돼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시안컵을 우승할 경우 대한민국은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아시아 대표로 참가할 수 있다. 월드컵 전초전으로서 치러지는 이 대회는 월드컵 전 대회 우승국뿐 아니라 각 대륙별 우승팀들이 참가해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다음 월드컵 개최지인 브라질에서 열리기 때문에 월드컵을 앞두고 미리 현지에 적응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사진 = 박지성(위), 박주영(아래) (C) 엑스포츠뉴스DB]

 


 



전성호 기자 spree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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