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디시인사이드는 ‘프로듀스101 시즌2’ 갤러리 폐쇄 요청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놨다.
아래는 디시인사이드 측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헌법에 위배 되는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습니다. 갤러리 폐쇄 요청은 법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디시인사이드는 문제가 되는 게시물이 있을 경우, 이용자의 신고 관리자들의 모니터링을 통해 24시간 삭제 및 차단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는 3만 여 개의 갤러리에 다양한 성향과 의견을 가진 이용자들이 존재합니다. 연예인 갤러리 역시 팬과 안티팬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정 갤러리를 막는다고 하여 안티팬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이번 요청은 오히려 안티팬을 더욱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광화문에 시위가 많다고 광화문을 없애 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며, 디시인사이드의 지난 20여년 간, 단 한 번도 갤러리를 폐쇄한 적이 없습니다.
저희로서는 갤러리 폐쇄 요청보다는 팬들을 좀 더 끌어안을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이러한 입장문은 최근 강다니엘 측 법무법인에서 법원에 ‘프로듀스101 시즌2’ 갤러리 폐쇄 요청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아래는 법무법인 율촌 측 입장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를 상대로 소위 ‘프로듀스101 시즌 2 갤러리’(이하 “시즌 2 갤러리”)의 폐쇄를 요구하는 신청을 하였습니다.
시즌 2 갤러리에는 현재 수백만 개의 게시물이 공개적으로 게시되어 있는데, 이 중 상당수의 게시물은 강다니엘씨를 비방하며, 그의 사회적 평가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명예훼손적 허위사실 등으로, 이는 정상적인 표현의 자유를 벗어나 매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불법 게시물에 해당합니다.
시즌 2 갤러리에는 위와 같은 불법 게시물들이 하루에도 무려 수천, 수만 개씩 연일 지속적으로 게시됨으로 인하여, 강다니엘씨는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강다니엘씨 뿐 아니라 최근 여러 인기인들이 불법적인 악플 등으로 사생활 침해 등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희는 이런 게시물도 강다니엘씨에 대한 관심의 일부로 생각하면서, 자발적으로 불법적인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다른 방법이 없어 결국 법적 수단에 호소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게시판 주제와 어긋나는 비방 목적의 악성 게시물 발견 시,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 게시 중단, 접근 차단 등의 조치를 비롯하여 인터넷 게시판 폐쇄까지 요구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자 합니다.
강다니엘 팬 입장에서 이 입장문에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을 리는 없겠지만, 특히 문제가 되는 문장은 ‘저희로서는 갤러리 폐쇄 요청보다는 팬들을 좀 더 끌어안을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이다.
문장의 맥락상 이 ‘팬’은 악플러를 의미한다. 강다니엘 측이 갤 폐쇄 조치를 요구한 것이 악플러 때문이니, 이 이외의 해석은 존재할 수 없다.
꽤나 긴 시간 동안 (강다니엘 뿐만 아니라) 참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러 피해를 호소했다. 예전에는 선처를 하는 연예인들도 있었지만 점점 강경대응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팬들 입장에서나 연예인 입장에서나 선처로 돌아오는 거라고는 더 큰 악플, 더 큰 상처뿐이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악플 때문에) 누적된 심리적 데미지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젊은 연예인들도 있었다.
이번 갤러리 폐쇄 요청의 주인공인 강다니엘 역시 올해 연예인 사망 소식 때문에 예정된 스케쥴을 잠시나마 중단한 적이 있었다.
이로 인해 악플러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 대한민국 양대 포털인 다음은 연예뉴스 악플에 대응하기 위해 뉴스댓글란 자체를 없애버렸다.
이러한 시대에 ‘악플러를 좀 더 끌어안을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라는 말과 다름없는 문장을 공식입장문에 넣다니. 시대에 역행하는 문장이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다.
디시인사이드에서 갤러리 폐쇄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악플은 악플러의 문제고, 우리는 문제없다고 여길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는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입장일 것이다.
하지만 갤 폐쇄를 하고 싶지 않은 것과 ‘악플러 포용’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마지막 문장은 언급하지 않을 수 있었고, 언급하지 않아야 했다. 해석에 따라 이 문장은 ‘악플러를 긍정하는’ 문장으로 충분히 읽힐 수 있으며, 악플러를 포용하지 못한 아티스트와 팬에게 잘못이 있다는 이야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어느 분야의 아티스트, 누구의 팬이 이러한 문장을 환영하겠는가. 그곳이 아무리 ‘그’ 디시인사이드라고 해도.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디시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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