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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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전, 개인 능력을 확인한 경기

기사입력 2006.11.24 11:41 / 기사수정 2006.11.24 11:41

손병하 기자
[엑스포츠뉴스 = 손병하 축구 전문기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마지막 담금질이 끝났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밤(한국 시각) 두바이에서 열린 UAE와의 평가전에서 2-0의 기분 좋은 완승을 거두며 깔끔한 마무리를 했다.

사실 이번 경기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았었다. 오는 26일 열리는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참여하는 조원희와 김두현, 백지훈과 러시아 프로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동진, 이호가 빠졌고, 경기 하루 전에 핌 베어벡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에 출전한 선수들을 이끌고 합류하는 등 선발 출전 명단을 짜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경기 전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많아 조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장악하기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우리 어린 선수들은 개개인의 기량을 최대한 선보이며 UAE를 어렵지 않게 물리쳤다.

이번 경기는 우리 대표팀이 훌륭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완벽하게 장악하는 힘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온전치 않은 전력으로 어렵게 치른 경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 선수들의 훌륭한 개인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경기였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확인한 경기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축구는 힘들다. 특히 빠른 템포와 공수전환이 주를 이루는 현대 축구에서는 조직력이 약한 팀은 결코 경기를 지배할 수 없다. 이날 UAE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조직력은 수준 이하였다.

우선 미드필더들이 자신의 자리가 아닌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서, 매끄러운 공수 연결이나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비진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서 펼치는 플레이는 아무래도 완숙한 경기력을 발산키 어렵다.

하지만, 그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개인적인 기량 측면에서 UAE 선수들을 압도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비록 11명의 선수가 융화되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지는 못했지만, 그 11명이 가지고 있는 기량은 모두 그라운드로 표출시키며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반 3차례 정도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내는 장면과 슈팅으로 연결하는 장면은 조직적인 공격 전개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최성국, 박주영, 정조국, 염기훈 같은 공격수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낸 결과들이었다.

후반 첫 득점 장면이었던 이종민과 오장은의 약속된 세트 피스 상황은 연습에 의한 것이었지만, 두 번째 추가 골 장면은 염기훈 개인의 능력으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공격진이 창의적인 패스를 주고받으며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기보다는, 상대 선수들을 압도하는 개인 기량을 펼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감각적인 패싱력과 슈팅 감을 잡아가고 있는 박주영의 움직임과 측면을 장악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오범석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재점검을 받은 오장은의 홀딩 능력이나, 왼쪽 수비수로 활약한 김치우의 파이팅 등도 값진 활약이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기량적인 측면에서 UAE 선수들보다 앞서 있었기에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지만, 공격과 허리 수비 모두 마지막의 세밀함과 정확성 그리고 빠른 판단력이란 부분에서는 기술적 정신적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공격진은 상대 수비를 허무는 마지막 패스나 슈팅 상황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했고, 미드필더진은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거나 다음 공격 작업을 진행할 때의 빠른 판단력이 부족했다. 수비진도 확실한 클리어 능력과, 상대 공격수와의 자리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정확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개인적인 기량을 앞세운 ‘전개 능력’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만했지만, 그 행동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마무리’라는 측면에서의 부족함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제 28일이면 방글라데시와의 첫 예선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메달 사냥에 나서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확인된 우리 선수들의 개인적인 능력에 조직력이란 무기와 감독의 전술이란 지원군이 더해질 수 있을지, 우리 대표팀이 어떤 모습으로 금메달을 향해 나갈지 기대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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