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연 기자] 여성 래퍼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래퍼 블랙넛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오전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블랙넛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블랙넛은 지난 2017년 발표한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 '투 리얼(Too Real)'의 가사에 래퍼 키디비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여러 차례 공연에서 키디비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인 의미가 담긴 퍼포먼스 펼쳐 모욕죄를 추가했다.
1심은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피해자의 인격권과 명예 감정도 소중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블랙넛은 자신의 상업적 목적을 위해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희화했다"고 판단,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2심도 "블랙넛이 피해자에 대해 한 모욕적 표현은 합리적 이유로 비판한 것도 아니고, 음악적인 맥락에서 언급한 것도 아니다"며 "정당한 원인도 맥락도 없는 성적 희롱 내지 비하에 불과하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특히 2심 공판 당시 블랙넛 측은 "힙합에서 래퍼가 다른 가수를 특정해 가사를 작성하는 '디스'라는 문화가 있다. 이런 가사는 힙합이라는 장르 내에서 용인될 수 있고, 키디비를 모욕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련의 행위는 모두 피해자를 일방적인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아 비하하고 '김치녀'라는 내용으로 조롱하거나 직설적 욕설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고인도 그런 행위가 모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고도 보여진다"며 "다른 문화예술 행위와 다르게 힙합이라는 장르에서만 특별히 그런 표현을 정당행위라고 볼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누리꾼들은 키디비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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