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차영훈 감독이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 요인을 짚었다.
지난 21일 종영한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 분)을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임상춘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며 방송 2주 차에 시청률 두 자릿 수를 돌파했고, 최종회에서 23.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동백꽃 필 무렵'은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 속에 거둔 성공 사례로도 꼽힌다. 차영훈 감독은 "대본이 너무 재밌는, 좋은 이야기라서가 아닐까 싶다'며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포맷을 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감동과 재미를 주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동백꽃 필 무렵'은 우리 주변의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의 의지가 모여 기적이 이뤄진다든지, 나쁜 놈 한 놈이 다수의 착한 놈을 이길 수 없다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다. 사실 옹산은 굉장히 따뜻한 곳 같지만 동백이와 누군가에게는 배타적인 공동체다. 그런데 그런 모습들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우리도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살아가니까. 그러나 선의를 가지고 노력하다 보면 우리 안에서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겠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차 감독은 임상춘 작가와 '백희가 돌아왔다'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작가님이 '쌈, 마이웨이'를 끝내고 다음 작품을 구상할 때, 저도 '너도 인간이니'를 끝내고 다음을 이야기하던 시기였다. 시놉시스 첫 줄에 '편견에 갇힌 성장담'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문장으로 '동백꽃 필 무렵'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제가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더니 '글로 보여드릴게요' 하더라. 임 작가님이 말보다 글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이후에 글을 봤는데 기가 막혔다"며 "시청자분들이 드라마를 진심으로 좋아해 주셔서 연출과 작가로서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배우들에게 공을 돌린 차 감독은 "공효진, 강하늘은 압도적이라는 말 이외는 표현하기 힘들었다. 연출을 하다 보면 드라마 저보다 배우가 캐릭터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출자가 전체의 흐름이나 호흡을 생각한다면 배우는 자기 캐릭터 위주로 흐름을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에게 기대는 편인데 공효진 강하늘 배우님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압도적이었다. 매우 철저하게 준비하고 표현해냈다"고 극찬했다.
또한 차 감독은 "공효진 배우는 본능적인 천재다. 본인도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서도 '이렇게 해야겠다'고 하는데 그게 맞더라. 연출자로서는 너무 행운인 배우다. 매 신마다 분장과 의상을 정교하게 배치하는 등 철저하게 동백이를 준비했다. 그리고 강하늘 배우는 6개월간 황용식으로 살았다. 제작발표회에서 자꾸 용식이 말투를 써서 웃겼다. 다시 '순수의 시대' 같은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얼마 전 찍은 화보를 보니까 벗어났더라. 두 분 다 재능과 천재성을 모두 가진 배우들이다"고 강조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주말드라마를 제외하고 KBS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화제성 또한 최고였다. 연말 '2019 연기대상' 시상식이 기대되냐는 질문에 차 감독은 "기대되지만 이미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눈물이 터질 만큼 행복해 상을 다 받은 기분이다"며 "다만 연출자로서 (공)효진 씨가 연기대상을 받고 용식이, 정숙이, 임 작가님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시상식 관계자분들이 제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KBS 제공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